눈여겨 볼만한 영화

입력 2001-11-03 00:00:00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사랑의 찬가'(월드시네마)가 개.폐막작에 이어 예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거의 반세기 가량을 숨가쁘게 달려온 노장의 새 영화는 제목과 달리 세상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하다.

술집 호스티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만 젊은이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밀레니엄 맘보'(아시아영화의 창)는 영화전문가들이 권하는 영화이고, 유고슬라비아의 거장 두산 마카베예프 작 '스위트 무비'(월드시네마)도 이미 예매가 완료된 상태. 유고의 뉴웨이브를 주도한 그는 이 영화에서 성과 노동해방을 주창했던 빌헬름 라이히의 생애와 이론에 관한 자료화면을 토대로 한 기록영화와 자유연애주의자인 유고여성에 관한 극영화를 교차해 보인다.

'고'(아시아영화의 창)는 일본영화 사상 최다 예매기록을 세우며 최근 일본 유키사다 이사오의 신작. 재일 한국인의 삶을 일본인의 시각으로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3세 기네시로 카즈키의 소설이 원작.

'섬', '수취인 불명'으로 2년 연속 베니스에 진출한 지역출신 김기덕 감독의 최신작'나쁜 남자'(한국영화의 창)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영화. 시창가의 깡패두목인이 길에서 마주친 여대생에게 반해 그녀를 강제로 사창가로 끌어들인다. 김 감독의 영화답지 않고 제작비 7억5천만원을 쏟은 김기덕식 '블록버스터'.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칸다하르'(아시아영화의 창)는 최근 미 테러 사태로 유명해진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목숨을 걸고 만든 작품. 캐나다로 망명한 아프가니스탄 언론인 나파스는 칸다하르에 있는 여동생을 돕기위해 국경을 넘으면서 절박한 상황에 처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만나게 된다. 올해 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박기용 감독 작 '낙타들'(한국영화 파노라마)은 두명의 배우와 10여명의 스태프만 참여한 가운데 12일만에 촬영된 흑백화면의 디지털 소품. 40대 초반의 남자와 30대 후반의 여자의 일탈적 여행과 모텔방에서 보낸 절절한 하룻밤을 그리고 있다.이외에도 '풍자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인도 무랄리 나이르 감독의 '개의 날', 데뷔작으로 칸에서 황금카메라 상을 수상한 일본의 여성감독 나오미 카와세의 자전적 다큐멘터리 작품 '카카라바아', 독일의 신예 예시카 하이우스너 감독의 '사랑스런 리타', 칸영화제 감독상을 공동수상한 데이비드 린치의 신작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조엘 코언 감독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등도 놓치면 아까운 영화로 꼽힌다.

배홍락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