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경매 쏟아져

입력 2001-10-24 15:15:00

최근의 지역 섬유업계 불황을 반영하듯 법원 경매에 '공장'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이는 지난 연말~올 상반기 매물이 바닥나 공장부지의 낙찰가율(감정가를 100으로 했을 때 얼마에 낙찰됐는지를 따져보는 비율)이 90%까지 치솟는 등 매물확보전이 뜨거웠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법원경매 컨설턴트 경북법무법인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법원 경매물로 나온 공장은 90개로 상반기(1~6월) 보다 월평균 2건씩 늘어났다.

월별로는 7월 12건, 8월 19건, 9월 29건, 10월 30건 등으로 날이 갈수록 경매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지역 경기침체와 섬유업종 불황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매입, 제조업에 나서려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상반기에는 대부분이 신건에서 낙찰자가 결정됐으나 요즘들어서는 입찰횟수가 2~3회까지 연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낙찰가율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80~90%를 나타냈던 낙찰가율이 요즘에는 62~68%선에서 머무는 등 인기를 잃었다. 공단간에도 낙찰가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평균낙찰가율의 경우 이현공단 90.5%, 성서공단 66.1%, 경산 진량공단 62.1%, 달성공단 56% 등으로 대구도심에서 멀수록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공장면적이 클수록 낮은 낙찰가율, 작을수록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입찰에 부쳐진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성서공단)의 공장용지 501평짜리(감정가 6억7천만원)는 6억2천500만원(93%), 서구 중리동(이현공단) 671평(감정가 12억7천만원)은 11억1천500만원(87.7%), 달서구 월암동 1천914평(감정가 44억4천만원)은 22억2천만원(50%)에 낙찰됐다.

이처럼 최근들어 공장이 경매물건으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접어들면서 섬유업계 등이 불황에 빠지면서 일부 공장이 경영난에 봉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법무법인 관계자는 "5~6개월 전의 부실채권이 요즘 법원 경매물을 만들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섬유공장을 중심으로 경매물건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때 섬유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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