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텔레콘서트 자유'인기 이유있다

입력 2001-10-18 00:00:00

'자체 제작만 하지 않으면 돈을 번다'. 흔히 지방방송사에서 하는 말이다. 방송의 두 축은 보도와 연예오락. 하지만 지역방송은 대부분 지역뉴스와 기타특집물에 치중한다. 이유는 재정독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민의 문화사대주의도 한 몫을 한다.

대구지역 방송3사의 자체제작비율은 많게는 30%, 적게는 5.4%정도. 편당 제작비는 백만원에서 일천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서울의 '음악캠프'와 같은 쇼프로제작비는 3천700만원. 서울에서는 가수 박진영급의 출연료가 1곡을 부르면 20만원, 토크쇼에서는 80만원이지만 지방에서는 하루를 소비해야 하고 반주하는 세션맨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1천만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출연자 섭외도 쉽지 않다. 때문에 지방방송사는 쇼 프로제작을 꺼린다. 대신에 적은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다큐멘터리나 좌담 프로그램, 중앙방송의 뉴스 뒤에 따라붙는 지역뉴스를 만드는 데 치중한다.

대구MBC TV '텔레콘서트 자유'는 지방방송사의 쇼프로지만 특히 서울에서 크게 인정받는다. '윤도현 밴드'의 윤도현은 "두 번이나 출연했지만 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오직 라이브만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사람들과 맞닿는 것도 너무나 큰 매력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이프로의 시청률은 10%정도지만 인터넷에서 배부되는 방청객 입장권은 불과 3분만에 동이 날만큼 전국적으로 인기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진주·목포·광주 MBC에 판매하고, 부산 MBC와는 프로그램 교환을 한다고 한다. 황종필PD는 "대구에서는 소극장라이브공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녹화장에 사람이몰리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을 하지 않기로 소문난 '동물원'이 출연을 자청할 만큼 라이브 공연으로는 국내 최고로 칭찬 받아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영화가 입장권을 사는 순간의 단 한번뿐인 선택으로 끝난다면 방송은 수시로 선택을 변경할 수 있는 것. 관객은 한번 선택하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만 시청자는 채널을 고정시키지 않고 자기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끝없이 리모콘을 작동시킨다. 결과 중앙방송사가 프로그램의 고집을 내세우기는쉽지 않다. 하지만 지방방송사는 돈도 없고 지방방송 프로라고 홀대하는 지역민 덕분(?)에 시청률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대구MBC TV '텔레 콘서트자유'는 그런 결과로 탄생한 양질의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시청자가 화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청률로서 말이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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