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문예회관 대구 현대미술 한자리에

입력 2001-10-05 14:43:00

대구라면 얼핏 '구상미술의 본향'이란 얘기부터 나온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중견 작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데다 수많은 20,30대 작가들이 선배들의 화풍을 좇는 것도 이곳만의 분위기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보수성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지역 정서'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현대미술의 위축이 불가피했기 때문. 60,70년대 한때 한국 현대미술의 메카로 불렸던 대구가 요즘 광주.부산에 추월당한 것은 물론이고, '밑바닥'이라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이런 점에서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기획한 '2001 대구현대미술, 오늘을 넘어서'전(9일부터 20일까지, 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이 관심을 끈다. 시대적 추세에 미뤄 현대미술의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과 대중의 만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

또 95년과 97년에 학연.나이 등의 이유 때문에 반쪽 전시회로 치러진 것과 달리, 이번에는 스승과 제자가 함께 작품을 내걸고 있는 점이 맘에 든다.

평론가(권원순, 박남희, 장미진, 김옥렬, 김혜경)들의 추천에 의해 선정된 작가 30명이 8m의 벽면과 공간에 자신들의 작품을 몇점씩 내건다. 연령층도 50대 중진부터 30대 초반 유망주까지 다양하다.

현대미술은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굳이 따져본다면 한국화 서양화 조소 영상 판화 설치 등이 망라돼 관객들에게 감상의 즐거움까지 줄 것 같다.

이들은 대구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오랜 침체기에 빠져든 지역 현대미술의 오늘과 내일이 여기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대구 현대미술의 수준이 어떻고, 전국적인 판도와 얼마만한 차이가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다. 미술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찾아가 '현대미술은 이런 것'이라는 나름의 비평을 곁들여 볼만한 전시회임에 틀림없다.

참여작가는 권기철(38) 권오봉(47) 김경환(35) 김동철(39) 김서규(38) 김영세(49) 김영진(55) 김인숙(49) 김호득(51) 노병열(35) 노중기(48) 류재하(41) 문형철(39) 박정기(30) 박종규(35) 박철호(36) 신무호(31) 윤강미(36) 이교준(46) 이명기(33) 이문형(32) 이영석(49) 이창희(38) 전종철(44) 정미옥(41) 정태경(47) 최기득(44) 허양구(30) 홍창용(42) 홍현기(53)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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