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 '근골격계 질환' 급증

입력 2001-10-03 12:25:00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강도 증가, 급속한 공장자동화로 인한 단순반복작업이 늘어나면서 근육·신경 통증을 호소하는 '근골격계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노동계는 근골격계 질환이 다른 산업재해 증가율을 앞지르며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어 이의 예방을 위한 노사간 공동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대구지도원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모두 1천86명의 근골격계 환자가 발생, 지난 해 같은 기간 359명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대구.경북지역 사업장에서도 이 기간에 46명이 생겨났으며(지난해 13명), 이 가운데 어깨.목.다리.팔.손목 등에 무리한 충격이 오랫동안 가해지면서 발생한 '신체부담작업'환자는 19명(지난해 8명),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27명(지난해 5명)이었다.

근골격계 질환은 장시간에 걸친 단순반복 작업이나 부자연스런 작업자세·작업환경· 작업방법 등에 의해 어깨.목.다리.팔.손목.허리 등이 피로 유발로 근육 및 신경이 쑤시고 부어오르는 증상이며, 심하면 근육과 신경감각을 상실한다는 게 의료계의 경고다.

산업안전공단 대구지도원 마용석 대리는 "근골격계질환은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에 까지 산업현장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사무자동화와 제조공정자동화로 근로자들의 특정 부위만 장시간 피로에 젖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안전공단은 새로운 산업재해로 등장한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전담반을 편성해 예방을 위한 기술지도에 나서고 있으나 환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박인상(민주당)의원은 올 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체 작업관련성 질병재해자 가운데 '근골격계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32.8%를 기록, 99년 22.1%, 98년 15.5%에 비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량 증가, 사업주의 근로자 감시 강화 등의 여파로 상당수 근로자들이 하루 종일 고개 한번 못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용자측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하며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근로조건개선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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