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書)·화(畵)·각(刻)의 기법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면…'.서예전각가 근원(近遠) 김양동(58·계명대 서예과 교수)씨가 12일부터 19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053-420-8013)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연다.
만 53세의 나이에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 후 5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그의 작품은 문인화도 아니고, 현대서예는 더더욱 아니다. 전통적인 기법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개성적인 작품이다.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먼저 그림을 새겨 가마에서 구운 도판(陶版)에 두꺼운 고지(古紙)를 덮어 탁본형식으로 요철이 살아나게 누른다. 종이의 요철 부분에 몇겹의 그림을 그리고 그 여백에 글을 쓰는 '도판서예'방식이다. 한지의 질감이 화면에 입체적으로 드러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전통미와 토속적인 내음이 물씬 풍긴다.
글과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그의 메시지는 매우 학구적이면서도 흥미롭다. 그는 누정(樓亭), 사찰의 일주문(一柱門), 궁궐, 재실(齋室), 서원, 성당·교회 등을 우리 문화의 정신적 공간으로 보고, 이를 통해 현대인의 삶과 숨결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한국의 정신이 압축된 공간들을 주제로, 한국미의 조형방법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보기에는 얼핏 그의 주제가 어렵고 복잡한 듯 하지만, 한국의 전통미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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