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청리 철도차량공단 공사재개 기대해볼까

입력 2001-08-10 14:59:00

한때 상주 지역민들을 들뜨게 했던 청리 철도차량 공단. 착공 만 5년을 맞았지만 그 사이 있은 IMF사태와 대우 붕괴 등으로 공단 조성이 중단된 지도 벌써 일년 반을 넘겼다. 지역민들 사이에 실망의 탄식이 자자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있다. 대우의 지분을 인수해 대신 운영에 참여할 업체를 찾는 입찰이 오는 13일 있을 예정이라는 것.

◇상주의 새로운 희망=철도 차량공장이 들어서는 청리지방공단 기공식이 열린 것은 1996년 9월21일.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40여만평에 2천억원이 투입된다는 것이었다.

상주 지역민들의 기대가 부푼 것은 당연한 일. 연간 3천여명의 고용 효과가 새로 생기고 김천~상주~문경~안동~영주를 잇는 새로운 내륙 산업 벨트가 구축되며, 시청으로서도 연간 50억원의 세금 수입이 늘어 날 것이라고 했다. 역내 고교.대학의 졸업생 취업률 향상까지 기대됐으니 지역이 당장 큰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처럼 여겨졌다.

건설 주체인 한진중공업 측은 당초 1997년 말까지 1단계 공장 건설을 끝내 1998년부터 고속철 등에 쓰일 차량 제작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 연간 500량을 생산키로 했었다. 또 점차 시설을 확장해 2001년부터는 2단계 가동을 시작, 연간 생산량을 1천250량으로 늘릴 예정이었다. 예상 매출액은 연간 1조원 이상.

나아가 차량공장 건설을 완료한 뒤엔 같은 단지 안에 철도 차량용 전자부품 공장과 물류 자동화 기기 공장도 추가 건설키로 했다.

공단 기반조성 공사가 시작되자 실제로 그같은 기대는 실현될 듯했다. 중장비가 연 5천200여대나 투입되고 노동자만도 1천여명이나 고용되자 지역에선 흥분했다. 그 덕택에 노임 소득이 5억여원에 달했고 장비 투입 소득도 만만찮았던 것. 또 그 당시에는 한달에 쌀이 225가마(3천300만원)나 소비돼 농민들도 좋아했다.

◇공장의 출발과 좌절=그러나 청사진이 제시되자마자 어려움이 뒤따랐다. 1999년 12월엔 드디어 건설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까지 완료된 것은 40만평 부지 중 18만평 조성, 전동차량 시험 레일 1천700m 건설, 주 변전실 및 검사장 2동 완비, 오폐수 처리장 준공 등. 공단 진입로 조성 등에 국비 208억원이 투입됐을 뿐 건설사 측 돈은 겨우 580억원 들어갔을 뿐이다.

당초엔 부산 다대포에 있는 한진의 차량 제작소를 이곳으로 옮겨 올 예정이었지만 중단됐다. 생산공장 건설은 착수도 못했다. 직원용 아파트를 450가구분 건립하려 했지만 그것도 무산됐다. 그 동안 한 일이라곤 창원에 있는 현대정공에서 생산된 차량 402량의 주행 시험 검사 정도. 지금은 상주 직원이 3명에 불과하다.

◇위기와 재도전=공사가 중단된 뒤엔 대우중공업(40%), 현대정공(40%)이 동참해 '한국철도차량'(대표 오강현.서울)이라는 별도의 통합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철도 차량을 만드는 3개 회사를 합치려는 것. 한진의 다대포공장, 현대의 창원공장, 대우의 의왕공장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대우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다. 시민들의 실망과 공사재개 요구가 빗발쳤지만 역부족.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 서울에서 대우의 지분 입찰이 실시됨으로써 공사 재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입찰에는 현대.한진 등 기존 참여 2개 업체가 응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 지역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사업 주체가 정상을 되찾아 사업이 궤도에 오르길 바라고 있다. 3곳에 흩어져 있는 공장들이 전부 이전해 와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현이 쉽잖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상주.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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