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성인 8시간정도 자면 기분 상쾌

입력 2001-07-31 15:39:00

고문 중에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잠을 못자게 하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는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잠을 편하게 자지 못하면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잠이란 의식이 없고 신체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외부 세계를 지각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나 자극이 있어도 깨어나지 못하는 마취나 혼수상태와다르다. 누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든지, 몸을 건드린다든지 하면 바로 깨어날 수 있는 일종의 대기상태다.사람을 포함한 모든 포유 동물들은 물론, 새와 파충류들도 잠을 잔다. 잠을 자는 동안 낮 시간의 활동으로 몸에 쌓인 화학물질 찌꺼기를 걸러내고 필요한 단백질을합성해 낸다. 잠자는 동안 일종의정비작업과, 다음 활동에 필요한 새로운 준비작업이 우리 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잠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을 회복시켜준다. 정숙수면은 신체의 근육 기능을 회복시키며, 안구가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는 렘(REM:RapidEye Movement) 수면은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켜 뇌의 소모된 기능을 회복시켜준다. 또 렘수면은 낮동안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하여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재학습 및 기억시키는 기능을 한다.

잠은 감정조절기능도 한다.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이 꿈과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되어 아침에는 상쾌한 기분을 갖도록 해 준다. 건강한 사람이 충분히 잠을 자고 나면 우울한 감정이 감소된다.

사람은 졸리기 때문에 잠을 잔다. 너무 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졸리움은 우리 몸이 잠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리적 신호다. 대부분의 성인은 대략 8시간 정도 잠을 잘 때 가장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불과 4, 5시간의 잠으로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는 잠이 짧은 사람도 있다. 수면량은 나이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신생아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하루 약 16시간을 잔다. 생후 1년이 지나면 수면시간이 급격히 줄어든다. 2세가 되면 잠자는 시간이 9~12시간이 되며,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평균 6시간으로 줄어든다. 사람들은 잠을 잘 수 없으면 '불면증'에 걸렸다고 믿는다. 그러나 단순히 잠을 잘 못잔다고 해서 불면증이라고 볼 수 없다. 불면증을 검사하는 방법에는 수면설문지법과 수면다원화검사 등 2가지가 있다.

수면설문지법은 그 때까지의 수면상태나 수면에 관련된 습관, 환경 등을 면접을 통해 조사하는 것이다. 수면다원화검사는 환자가 수면장비검사가있는 시설에서 하루 밤을 자면서 수면과 관련한 모든 생리적 정보를 관찰하여 평가하는 방법이다. 불면증 치료에는 수면위생교육, 행동치료, 수면제를 비롯한 약물치료 등이 있다.

치아건강을 위해 날마다 이를 닦듯이 잠을 잘 자기 위해서도 지켜야 할 습관이 있다. 이것을 수면위생이라 부른다. 수면위생 가운데 불면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리에 누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잠이 오지 않으면 침실에서 나와 독서를 한다든가, 신문을 보는 등 조용한 활동을 한다. 그러다 다시 잠이 오는듯하면 자리에 눕는다. 잠을 자기 위해 노력해서는 안된다. 잠은 노력한다고 해서 오는 것은 아니다. 노력은 긴장을 만들고, 노력해도 안되면 오히려 불안해 진다. 그러다 보면차분하게 가라 앉아야 할 자율신경계가 더욱 흥분해 잠이 더 오지 않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마음속에 '잠자리에 눕는 것이 곧 불면'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김희철교수(사진.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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