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 직물업계 탈바꿈 절실

입력 2001-07-05 00:00:00

화섬업계가 생존전략 차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지역 직물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화섬협회는 3일, 현재 1만6천명 규모의 화섬산업 고용인원을 오는 2005년까지 전체의 38%에 해당하는 6천명을 감축하고 평균 연봉 3천700만원 가량 생산직 근로자 임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특히 20년 이상 노후 설비의 폐기와 감산, 자율적 인수·합병, 해외 현지생산과 매각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몸부림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화섬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상태에 있는 산업이다. 297만t인 국내 화섬생산능력도 이미 수요를 32만5천t이나 초과한 상태다. 국제가격은 지난 95년 대비 전 품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화섬수입국이던 중국은 자급자족국으로 돌아섰고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의 수출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량위주의 생산패턴은 벌써 떨쳐버려야 할 '구시대적 산물'이다. 제품 생산의 차별화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용·의료용을 비롯한 생명공학기술(BT)관련 특수화섬의 개발로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야 한다.

이에 발맞춰 화섬업계와 '실과 바늘' 관계인 대구 직물업계도 구조조정 '태스크 포스' 팀을 구성하는 등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IT(정보기술)화의 진척으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대외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대량생산 시스템도 과감히 버려야한다. 또 과거 처럼 가격을 낮춰 승부를 걸겠다는 안이한 발상도 금물이다. 국제시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패션, 디자인 등 지식경쟁력 제고가 업계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다. 비록 때늦은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이지만 이를 전환점으로 지역 직물업계도 '제2의 창업'정신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러나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이 최선은 아니다. 연구개발(R&D)을 통한 고부가 제품 개발이 먼저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인원조정도 어쩔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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