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시원한 그늘을 주던 고목이 수명을 다하자 경찰관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마을 지킴이'로 되살려 더 많은 세월 역시 함께 하기로 했다.
주인공은 합천 야로파출소 입구의 소공원에 세워진 나무 장승 한 쌍. 본래는 그 자리에 서 있던 고로쇠나무였으나 지난해부터 시름시름 병을 앓더니 올 초 두 그루가 동시에 말라 죽었다는 것. 이에 주민들이 안타까워 "죽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묘수를 냈다.
결론은 나무를 베내지 않고 본래 서 있던 그대로 장승으로 만들자는 것. 경찰관들이 쉬는 날이면 다가 앉아 장승깎기에 비지땀을 흘렸다. 주민들도 합세했으나 솜씨가 어슬프자 인근의 나무 조각가 서장수(36)씨까지 참여해 완성했다.
문창주(35) 순경은 "한달 동안 장승 깎는 재미로 살았다"며, "직원들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완성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파출소장 권봉회 경사도 "나무가 한평생 주민들에게 도움줘 사랑받더니 죽어서도 마을을 지키게 됐다"며, "이 장승 덕택에 경찰과 주민들 사이가 더욱 친숙해졌다"고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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