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의 神, 히말라야와 티벳

입력 2001-05-12 12:16:00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우리 나라를 찾는 황사. 이 불청객은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3월부터 자주 찾아와 우리를 괴롭혔다. 황사는 왜 일어나며 없어지지 않을까?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과학연구가 최근 끝났다.

중국.미국의 기상공동조사팀은 컴퓨터 모델 실험을 통해 히말라야와 티벳이 아시아의 기후를 결정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와 티벳 고원이 빙하시대에 융기, 하나의 장벽 역할을 하면서 지형과 기후 흐름까지 좌우하게 됐다는 것.

이 실험에 따르면 지난 1천만년 동안 티벳 고원은 북쪽과 동쪽 지대를 중심으로 3천200m 가량 높이가 높아져 히말라야와 함께 아시아의 여름과 겨울 몬순, 중앙아시아의 사막화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의 몬순기후는 800만년전 형성됐고 250만년전 시작된 빙하시대에도히말라야와 티벳고원은 아시아 지역의 기후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89년부터 히말라야와 티벳고원에 주목해 온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실험과 함께 북태평양과 인도양의 바다 침전물, 중국의 사막먼지 지질 등을 조사한 뒤 히말라야와 티벳이 습기 이동을 차단, 중앙아시아 지역을 건조하게 만든 것으로 보았다.

사막화한 중앙아시아의 먼지는 서풍에 의해 동쪽으로 날려가 몽고와 고비 사막을 만들었다. 이 지역 역시 히말라야와 티벳에 의해 습기가 차단돼 사막으로 굳어졌다는것이다. 중앙아시아의 사막 토양 성분과 고비 사막의 토양 성분이 비슷하고 서풍의 진행 방향에 있는 바다에서도 같은 토양 침전물이 나와 이같은 가설을 굳혀주고 있다.

연구 결과대로라면 우리 나라의 봄철 황사도 히말라야와 티벳이 만든 지형과 바람의 조화와 간접적 관련이 있다. 히말라야와 티벳이 빚어놓은 몽고 일대의 먼지(황사)가 바람을 타고 우리 나라에 와서 괴롭히기 때문이다.

연구팀 일원인 기상학자 존 쿠츠바흐씨는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히말라야와 티벳고원이 각 지역을 건조화하거나 습기찬 지역으로 만들었다"며 "연구결과 동아시아의 겨울 몬순, 먼지 낀 대기, 빙하기의 기상 등에 히말라야와 티벳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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