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주 토요일 오전 8시와 12시10분, 방송 3사의 옴부즈맨(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그런데 대개의 옴부즈맨 프로그램들이 자사 프로그램 홍보에 불과한 것을 보고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의 의견을 청취하며 불만을 수렴하고 이에 대한 제작자의 견해를 말하기 위해 방송법에 의거하여 만든 것이 옴부즈맨 프로그램이다. 이는 방송사 스스로가 시청자 단체나 시청자 개개인의 의견을 들어보고 자사 방송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털어놓아 이의 개선을 다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일련의 방송 개혁 중 최대의 성과가 바로 방송사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방송 3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이를 외면하고 무시하며 교묘히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공영방송인 KBS가 그 중 심각하다.
MBC의'TV속의 TV'만 오전 8시일 뿐, KBS의 'TV는 내 친구'와 SBS의 '열린 TV 시청자 세상'은 동일 시간대인 낮12시10분으로 겹쳐져 있다. 2사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동일 시간대 편성은 방송사간 눈치보기와 시청자들이 알아서 보라, 시청률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 등이 내포된 배짱 편성이 아닐 수 없다.
MBC는 그래도 짜임새가 있어 보이지만, KBS와 SBS는 시간 메우기 형색이 완연하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한때 시청률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상기하여 다양한 주제와 컨텐츠를 도입하면 지금처럼 형식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편집'하는 시청자 의견도 흥미와 재미 위주의 지엽적인 문제나 선정성, 폭력성에 대한 비판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는 어느 사를 막론하고 근본적으로 수용해야 할 방송의 공정성과 정책에 대한 비판은 서로 회피하는 데 그 까닭이 있다. 사회자들과 고정 출연자들도 적극적인 비판과 감시의 의견 제시 없이 소극적으로 희망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물론 힘들여 제작한 자사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비판하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열린 마음으로 시청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과감하게 수용, 내보내야 한다. 방송의 주인이 정권이나 방송사가 아니고 시청자들이며 국민이라면 말이다.
김긍년(zzinsal@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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