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재 시장도 동반불황 시름

입력 2001-02-27 00:00:00

농민들의 영농의욕 상실과 농산물가격 폭락에 따른 극심한 자금난으로 한창 분주해야 할 농자재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시 풍천농협의 경우 봄철 영농기 매년 5천 상자 정도를 유지한 수박과 참외 특작시설용 비닐필름 위탁판매량이 올해는 평년 수준의 60%선에 그치고 있다.

신규 비닐하우스 설치용 파이프를 비롯, 지난 폭설때 붕괴된 하우스 보수 자재 신청도 전혀 없는 상태다.

재배 농민들이 지난해 오렌지 파동으로 수박농사를 접다시피 한데다 기대를 걸었던 올 겨울 시설채소 재배가 고유가로 오히려 손실만 입게되자 시설보수나 재투자를 포기한 때문.

유기질비료 시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안동시 길안면 능금조합에 따르면 매년 봄철 시비기를 맞아 면내 과수농가에 유기질비료 80∼100t을 위탁공급했으나 올해는 신청 조차 뜸하다는 것.

2년 연속 사과값이 평년의 절반수준으로 폭락하고 그마저도 처분하지 못해 비료 구입비용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사과농사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한데 따른 것이다.이곳 사과 농가들은 지력을 돋우기 위해 유기질 비료시비가 필수이지만 수익없이 무작정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이때문에 유기질비료 공장은 연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묘목시장도 된서리를 맞아 개점 휴업상태. 사과 부사품종은 묘목 1그루당 지난해 6천원선보다 60% 하락한 1천500선이며 3∼4천원 하던 복숭아와 자두 묘목은 1천원선으로 곤두박질했으나 매기가 일지 않고 있다.

시중 농약상과 종묘사에도 예년 같으면 지금쯤 영농준비를 하려는 농민들로 활황을 이뤘으나 올해는 판매가 급감하고 외상값도 회수되지 않아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있다.

안동시 농협관계자는 "이같은 농자재 매기 부진은 공급업체는 물론 작물생산 기반 자체를 위축시켜 농촌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안동.

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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