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대구.경북 (6) 관광 불편과 홍보

입력 2001-02-06 14:10:00

◈'관광대구'시민 친절이 만든다

대구에서 유학중인 바카요코 바카리(27.계명대 경영학과 4년)씨는 고국인 아이보리 코스트에서 온 친구와 식사를 하러 갔다가 당황했다. 마침 친구가 고기를 먹지않는 채식주의자였는데 메뉴판을 보고는 도저히 어떤 것으로 만들었는 지를 알 수가 없었던 것. 영어가 잘 안통해 손발짓 끝에 비빔밥을 시켰지만 그 속에 고기가 들어있어 결국 친구를 접대하려다가 낭패를 당했다.

김모(43.서구 내당동)씨는 지인과 함께 대구시 지산동 들안길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사소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았다. 흔히 제공되는 물수건에 손을 대기가 무섭게 새 것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었다. 자신이 사용한 것이긴 하지만 물수건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다시 닦기가 내키지 않는데 그 식당에서는 종업원이 지나가면서 항상 물수건을 수거해가고 새롭게 깨끗이 개어진 것을 갖다놓고 있던 것.

사실 손님들은 대부분 단순하다. 관광객들은 타지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을 안고 찾아 오며 어느 정도의 불편은 스스로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 그러나 비상식적인 불편함엔 불쾌해 하고 예상치 못한 조그만 서비스엔 감동을 받는다. 바로 이 불편함과 조그만 서비스가 그 식당 뿐아니라 그 도시를 다시 찾게 하는 중요한 갈림길이 된다. 이러한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식당에 냅킨 대신 서구에서는 화장실용인 두루말이 화장지를 비치해 둔다든지, 끓인 차를 많이 마시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생수를 내놓는 것, 한글 일색의 메뉴판, 말 걸기조차 불안한 무뚝뚝한 표정과 태도 등은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99년 경북도에 접수된 관광지 불편 신고건수는 601건. 고질적인 숙박관련 불편과 바가지 요금, 여행사의 횡포, 택시불편에 관한 내용이 420건으로 전체 신고건수의 70%에 이르고 있다. 개별내용은 숙박업의 경우 종사원의 서비스불량과 시설노후, 택시불편은 미터기 사용거부에 따른 부당요금 요구와 난폭운전, 승차거부가 주내용을 이루고 있어 모두가 조금만 신경쓰면 개선이 가능한 것들이다.

반면 대구의 경우는 같은 기간동안 관광불편 신고건수가 한 건도 없어 경북도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불편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경북도와 달리 관광차 대구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여기에 대구시의 고민이 있다.

현재 대구시는 '제1차 관광개발 계획'을 수립해 관광인프라 구축, 기반시설확충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32억원의 예산을 들여 달서구 두류동에 대구관광정보센터를 설립했고, 12월부터는 주4회에 걸쳐 시티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또 지하철역과 도로표지판 한자병기 작업에 들어갔는가하면 2월중 관광문화 홈페이지를 구축해 관광정보제공은 물론 호텔예약과 열차.항공권 예매도 사이버상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등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각종 서비스 부문 개선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형편. 각 관광안내소와 주요 관광지에 통역원이나 안내원 문화해설사를 배치하는 정도이며 실제로 관광객들이 직접 부딪히게 되는 일반 가게나 식당, 택시업계 종사원에 대해서는 부정기적인 정신교육 강화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

결국 기본적인 서비스는 관광객을 접하는 개개인이 '관광마인드'를 갖고 임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 대구에 처음와 택시를 타고 '어디에 가보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기사가 '대구에 볼게 뭐 있느냐'고 반문하더라는 한 관광객의 푸념은 시민들의 '관광마인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고 있다.

또 몇군데 관광안내소가 설치돼 있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적이 미미한 것도 문제점. 지난해 4월 문을 연 대구관광정보센터는 공항이나 역과는 거리가 먼 두류공원안에 설치돼 있으며 도심에서 국채보상공원 안으로 이전한 관광안내소는 홍보부족으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할 정도.

한편 행정적으로 서비스 불편에 대한 지도, 감독이 쉽지 않은 것도 서비스부재의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 업소의 위생상태나 바가지 요금 등은 사안에 따라 과태료나 영업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할 수 있으나 불친절, 서비스 부족 등은 주관적인데다 확인하기도 쉽지 않아 손을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손삼호(경북도 관광과)씨는 "현재 관광 불편에 관계된 관리 감독권은 시군 위임사항이며 신고도 서울의 한국관광공사에서 접수해 해당 시군으로 통보하고 있다"며 "경북도의 경우 문화유적지가 많아 불편신고 건수가 많지만 불친절의 경우 처리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끝〉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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