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정과 대책

입력 2001-02-06 14:57:00

다행히 아직까지는 광우병 조짐이 없다. 작년 한때 광우병으로 의심됐던 '앉은뱅이 소'도 광우병은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1996년부터 국내산 소 3천43마리에 대해 실시한 광우병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사람 환자 역시, 일반 CJD환자는 47명 확인됐으나 vCJD 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국립보건원이 공식 발표했다.

농림부도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소고기.골분.혈분 등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그 전에 수입된 동물성 사료 원료에 대해서도 소 사료원료로 사용됐는지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 작년까지 프랑스.독일에서 수입된 소 및 소.돼지 혼합 혈분 197t은 완전 멸균처리된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지금까지 확인 결과 모두 개와 고양이 등의 사료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신하고 있는 것.

하지만 광우병은 매개체인 변형 단백질(프리온) 특성상 소고기를 먹어서만 전염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 부산물로 만든 모든 제품이 프리온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게 만들어진 화장품.의약품.우유.유제품 등에 대해서도 학자들 사이에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 의학계에서는 헌혈을 통한 감염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1996년 이전에 6개월 이상 영국.아일랜드에 있었던 사람들의 헌혈을 영구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우리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외국의 금지조치를 더 지켜본 뒤 우리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 유럽산 화장품.의약품에 대해 안전성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유.유제품.소가죽 등에 대해서도 국제 위생규약에 광우병과 관련없는 제품으로 돼 있어 수입을 계속 허용하고 있다. 김옥경 국립수의과학 검역원장은 "농산물 뿐 아니라 여러 상품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통상 문제를 생각해 조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어딘가 구멍이 뚫린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동물성 사료는 먹이지 못하게 했으면서도 그것이 섞인 음식물 쓰레기를 먹인 소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뒤늦게 깨닫고 지난 5일에야 금지 공문을 냈는가 하면, 특정국 소 수입 금지조차 남의 나라 동향을 봐가며 겨우겨우 따라가는 정도인 것.

광우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유럽 등을 여행할 때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소 부산물을 사용한 의약품이나 영양제 등을 사오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광우병 감염체는 소의 척수.등뼈.비장.내장 등에 많기 때문에, 그런 부위는 가급적 안 먹는 것도 좋다고 보건당국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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