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똑게형 리더 되기

입력 2001-02-06 00:00:00

우리 사회의 리더십은 어느 수준일까. 리더십을 계량적으로 측량 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최근 국가의 총체적 난국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도계층의 리더십 부재에 원인을 두는 견해를 많이 피력해 왔다. 지도계층이 보인 나약한 개혁 추진과 추진과정의 신뢰 상실이 한마디로 국가를 끌고 갈 리더십을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며 그가 가진 권한 또한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 구성원의 지도자급을 말한다.

특히 우리 사회는 지방자치가 본격화되면서 분야별로 다양한 리더그룹이 생겨나 이들의 역할에 거는 기대는 크다. 또 이들 사회 지도층의 리더십 발휘가 국가의 건전한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국민 모두 별다른 이의가 없다.

◈리더십 부재 총체적 난국 초래

문제는 사회 여론을 몰고 갈 이 리더그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대기업 사외보 편집장이 낸 책에는 네가지 유형의 리더를 재미있게 구분하고 있다. 저자는 리더형으로 '똑똑하고 부지런한 형'(똑부), '똑똑하고 게으른 형'(똑게), '멍청하고 부지런한 형'(멍부), '멍청하고 게으른 형'(멍게)을 제시하고 있다. 20여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을 자신의 생각과 묶어 분류한 것인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는 '똑게'라는 것이다. 업무파악은 정확하게 하면서도 주요 업무를 부하에게 믿고 맡기는 지도자가 최고의 지도자라는 뜻이다. 최악의 지도자는 '멍부'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분류된 리더형은 주로 직장에서 말하는 간부급 상사를 일컫고 있으나 이를 사회의 지도층에 원용해도 그 원리는 같이 적용될 것 같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 필요

앞서 말 한대로 지금 우리 사회는 개성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복합형 사회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리더들의 군(群)과 층(層)이 과거보다 훨씬 두터워져 있다.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정부부처 기관장과 지방의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경제 및 종교단체, 이제는 시민단체도 리더그룹으로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직장에서도 수많은 리더가 그들의 조직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고정 관념으로 본 리더는 천하를 통일하거나 한 분야에서 정점에 달하는 권위를 확보한 인물인데, 이른바 나폴레옹, 링컨, 간디 등과 같은 사람들이 이런 경우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 그래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은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는 말일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성공한 리더는 개인의 자질이나 특성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노력 대가로 성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 시대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되는 선출직이 각광을 받는 때가 아닌가.

◈감동과 믿음 주는 지도자 많아야

그러면 적어도 우리 모두가 리더그룹의 후보군에 속한다고 가정할 때 이 시대에 맞는 리더의 덕목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리더십의 부재로 빚어졌다면 어떤 부문에서 문제점이 있었던 것일까. 아직도 우리의 리더들은 군림하고 독선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대는 급변하는데 우리의 리더들은 폼을 잡고 지배만 하려는 봉건적 사고에 젖어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른다. '멍부형'이면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빠져 일만 그르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요즘의 경영에서 학자들이 말하는 리더는 '몸소 실천해 부하직원들을 감동시키는 인간적인 지식형'이 바람직한 모델상이라고 한다. 밑의 사람들을 신뢰하고 스스로 전문성을 키워 가는 지도자가 '똑게형'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수많은 리더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몫을 당당히 처리해 나갈 때 사회는 흔들림 없이 발전한다. 우리의 리더들도 이젠 스스로 성숙한 리더의 길로 찾아 나서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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