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금 해외유출

입력 2001-02-06 00:00:00

대우그룹이 영국 런던의 비밀금고인 BFC를 통해 25조원을 관리.운용하고 특히 위장수입과 수출대금 미회수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 자금 5조원(41억달러)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이 검찰수사결과 드러나면서 김우중 전회장이 돈을 빼돌린 이유와 사용처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우와 대우자동차 자금이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직전 해외로 빼돌려진 점에 비춰 좥고의부도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유출 수법=위장수입과 수출대금 미회수가 대표적 수법이다. 대우는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이 60억∼70억달러에 도달, 더이상의 해외차입이 어려워지자 해외공장을 살리기 위해 좥위장수입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검찰수사결과 김 전회장은 98년 4월 슬로바키아에 수출한 자동차대금 170여만달러를 빼돌리는 등 총 2천724차례에 걸쳐 해외자동차판매법인 27개, 제조생산법인과 기타법인 각 8개 등에 수출한 자동차대금 14억7천500만달러(1조7천700억여원)를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BFC로 송금, 해외로 은닉하거나 처분했다는 것이다.

◇ 어디에 썼을까=BFC가 국내외에서 편법으로 끌어모은 돈은 우리돈으로 25조원(200억달러) 규모로 이중 금감원 특별감리 과정에서 증빙서류없이 지출된 것으로 파악돼 의혹을 사고 있는 돈은 5조원 가량이다.

이는 위장수입과 수출대금 미회수를 통해 BFC로 들어간 돈의 액수와 공교롭게도 일치하고 있다.

당시 대우의 자금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우선 BFC가 대우의 '세계경영' 병참기지 역할을 하면서 해외 공장의 자금 경색이 계속되고 해외차입마저 어려워지자 BFC를 통해 들어온 돈을 이들 공장에 우선적으로 투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 해외수출의 전진기지역을 담당했던 폴란드 자동차공장을 비롯,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공장이 1차 회생대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도 대우가 '세계경영'을 모토로 하면서 국내기업에 우선해 해외기업을 살리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자금투입을 계속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회장이 BFC를 통해 모은 자금의 일부를 여러 목적을 위한 비자금으로 조성, 개인적으로 유용했을 개연성은 남아있다.

검찰은 또 IMF가 터지고 그룹 전체가 기울어가는 상황에서 김씨가 재기를 도모하기 위해 돈의 일부를 은닉해 뒀고 해외도피생활이 시작되면서 이 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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