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공동구매, 학부모-학교 마찰

입력 2001-02-03 12:17:00

대구시내 일부 중.고교가 교복값을 아끼기 위해 공동구매에 나선 학부모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교장들은 공동구매를 지원하라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시에도 불구,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공개하지 않거나 아예 학부모들에게 노골적으로 구매를 만류하기도 해 의혹을 사고 있다.

학부모들의 교복 공동구매는 대기업들의 시장 독점으로 인해 동복 18만~22만원, 하복 6만~9만원선으로 가격이 높아지자 2, 3년전부터 시작돼 40~50%의 가격인하를 가져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도원중, 제일여중, 와룡고 등 6개교가 공동구매를 실시했으며 와룡고와 남산여고, 구암고 등 3개교는 3일 오후 대구YMCA에서 업체들의 현품 설명회를 갖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등 공동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도 이같은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장소를 빌려주는 등 학교측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는 공문을 지난해 10월 발송했다.

그러나 교사, 학부모들에 따르면 대다수 중.고교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에도 알리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려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모중학교에서는 교장이 공동구매에 나선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말리기도 해 빈축을 샀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신입생의 경우 공동구매를 위해서는 입학 후 입찰, 치수 측정 등에 2주 정도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이 학교측에 사복착용을 요청했지만 "사복을 새로 사야 하니 이중 부담"이라는 엉뚱한 이유로 거절당했다는 것.

공동구매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비슷한 품질의 교복을 구입하면서 1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면 요즘 같은 때는 가계에 큰 도움이 되는데 학교측에서 돕지는 못할 망정 방해하고 나서는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s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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