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총기사고 진실 가린 3대 의혹

입력 2000-12-15 15:14:00

청와대 101경비단 총기사망사건에 대한 경찰의 당시 발표와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의 주장, 그리고 13일 경찰 기자회견 내용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사건의 진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경위=경찰은 사건발생 다음날인 6월1일, 이번 사건이 5월31일 오후 2시35분께 청와대 외곽 경비초소에서 김모 경장이 자신의 권총을 손질하다가 오발사고로 동료 김모 순경이 목 부위에 관통상을 입고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몇시간 뒤 총기손질중 오발사고가 아니라 '근무중 권총 총열을 입에 넣은 상태에서 장난하다가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겨 사망했다'고 정정 발표했다.

경찰은 13일 이팔호(李八浩) 서울경찰청장의 기자회견에서도 사고경위에 대해 같은 내용을 주장했지만 한나라당 김 의원은 제보편지를 근거로 "김 경장이 동료 경찰을 다툼끝에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장소=경찰은 당초 '청와대 외곽 경비초소'라고 발표했다가 며칠후 '청와대 경내 본관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약 300∼400m 떨어진 경비초소'라고 바꿨고, 13일 기자회견에서는 다시 '청와대 경내 본관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3초소'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경찰은 청와대 본관에서 사건 장소까지 실측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일부 경찰과 경호실 관계자들은 집무실과의 실제 거리가 100m정도로 보여진다고 증언하는 등 정확한 사건 지점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초동수사=당시 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날에야 현장에 늑장 출동했고 현장검증과 사진촬영도 하지 않았으며 김 경장과 숨진 김 순경의 탄알집과 총기 모두에 대한 지문감식도 하지 않은 채 김 순경의 탄알집과 김 경장의 총기만 압수했다.

더욱이 사건 현장에서 불과 15m 떨어진 곳에서 작업중이던 인부 2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하지 않고 가해자인 김 경장과 작업 감독중이던 배광연 순경의 진술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등 상식이하의 초동수사를 벌였다.

한편 사건 당시 경찰과 경호실의 관할 책임자가 대부분 현재까지 요직에 앉아있다는 사실도 사건의 진상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안주섭 경호실장이 아직 현직에 있고 이무영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현재 경찰청장, 박금성 101경비단장은 제보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고 김영화 종로서장은 현재 서울청 경비2과장, 이효진 경호실 차장은 산업단지 이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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