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전체가 위기감에 빠져있다. 비록 여권 쪽에서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는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것은 위기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위기감이 경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정치.사회 등 나라전반에 걸쳐 있다는 데 있다.
IMF관리체제라는 경제위기에 빠졌을 때 그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것이 아시아적 가치라는 것이 있었다. 여러 논란이 있긴 하지만 위기의 원인의 하나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 아시아적 가치가 바로 패거리 자본주의(크로니 캐피털리즘)'신뢰의 상실'부정부패를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의 우리나라 위기는 바로 도덕적 파탄에서 오는 위기가 아닌가 한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서 부정과 부패가 가득하고 또 국민적 불신이 온 나라를 덮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제 쪽에서 보자면 경제개혁의 주도적 역할을 해야하는 금융감독원은 정현준 게이트로 비롯된 여러 부정적 측면이 드러나면서 '금융강도원'으로 둔갑해 버렸다. 이 하나로 한빛은행 부정대출사건 등을 들출 필요도 없이 경제개혁은 기대할수 없게 됐음을 알수있다. 그 결과가 오늘의 경제위기가 아닌가.
정치.사회 쪽에서도 부정.부패와 불신이 퍼져있기는 마찬가지이다. 4.13총선 부정선거의혹은 물론이고 정치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은 뒤로하고 툭하면 휴업하는 바람에 이미 불신이 아니라 멸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또한 개혁의 한 축이어야 할 검찰은 조사결과에 대해 검사마저도 믿지 못하는 일을 하는 등 이 역시 불신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한때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시민단체들도 일부의 타락으로 인해 정권의 홍위병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 역시 불신의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느 지성인이 지금은 개혁피로증에 쌓여있다고 하자 "개혁을 한 것도 없는데 피로는 무슨 피로냐"고 현정부의 개혁 자체를 부정까지 할 정도로 개혁이 무시당하고 있다. 이는 누가 뭐래도 지금까지의 개혁은 실패 한 것이라는 반증이라고 하겠다. 이 결과가 바로 지금의 나라위기가 아닐까. 이러한 개혁의 실패는 그저 정책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도덕적 타락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는게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국민은 정부나 법을 믿지 않게되고 국민은 서로를 믿지않게 된 것이다. 길거리에는 화이트칼라의 집단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는 하나만 봐도 알수있다. 나라가 너무 어지럽다. 문제는 민주주의를 향한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라 권력의 부패에서 비롯된 사회 전반적인 도덕적 파탄에서 오는 혼란이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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