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호텔·통신·교통 수준

입력 2000-10-27 14:00:00

지난 23일 이뤄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때 동행취재를 준비하던 세계의 각 언론사 보도진들 사이에서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발단은 '북한측이 하루 호텔 숙박비로 2천달러를 요구한다'는 미 국무부 관계자의 잘못된 안내 때문. 당시 보도진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숙박료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비용마련을 위해 부산을 떨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실제 숙박료는 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균 1박당 200달러인 것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다.

최근 들어 세계 및 국내 인사들의 북한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북한에 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평양에서의 호텔투숙이나 통신·교통편 등에 대해 알아본다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북한을 다녀온 각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양에는 고려호텔, 양강호텔, 서산호텔, 청년호텔, 보통강호텔(보통강여관), 양강도국제호텔 등이 있다.

이 중 평양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특급호텔인 고려호텔과 양강호텔의 일일 숙박료는 미화 120~150달러선. 식사비는 보통 한끼에 1인당 7~8달러 수준이지만 4명이 고기 4인분으로 식사를 하면서 소주 2병을 먹으면 비용이 100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진 평양호텔(평양여관)의 객실은 170여개 가량으로 남한의 2등급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일일 숙박료는 70달러 가량이다. 시 외곽에 있는 보통강호텔(보통강여관)은 2등실의 경우 아침식사를 포함해 50달러의 숙박비가 소요된다.

통신은 상당히 제한돼 있어 국제전화를 걸기에는 매우 불편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호텔 등 특급호텔 투숙객들도 개별 숙소에서는 외국으로 전화를 거는 것이 불가능하며 호텔내에 별도로 있는 전화국에 가야 국제전화가 가능하다.

전화요금은 비싼 편이라 미국으로 전화를 할 경우 1분에 26달러 가량 들며 경제무역지대인 나진·선봉시에서 중국으로 전화할 때도 2달러 정도 소요된다. 팩스 이용료도 비싼 편. A4용지 1장을 보낼 경우 4.5달러가 소요되며 1장을 추가할 때마다 3.5달러를 더 내야 한다. 수신때도 1장에 1.5달러를 내야하며 추가 1장당 1달러를 더 줘야 한다.

평양시의 택시는 외국인 전용과 주민용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노란색 바탕에 검은 숫자로 된 번호판을 단 외국인 전용 택시의 경우 기본요금과 대기료는 각각 '외화로 바꾼 돈표'로 6원(한화 3천300원)이며 주행요금은 1㎞당 1원(한화 560원)이다. 호텔에는 택시가 항상 대기하고 있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택시잡기가 상당히 힘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거의 통용이 안된다. 그러나 방북자들 중 일부는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 KOTRA 북한실 정원준(34) 대리는 "북한이 선별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허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회선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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