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사무실마다 콜록콜록 혹시 독감 아닐까

입력 2000-10-18 14:52:00

심한 일교차에다 습도가 크게 떨어진 뒤 감기환자가 급증, 각 학교.사무실 등이 홍역을 앓고 있다. 더욱이 이번 감기는 일반 감기 보다 증세가 오래 지속되고 몸살까지 동반, 당국이 독감이 아닌가 의심해 가검물을 분석하는 등 비상 대비에 들어갔다.

경산시 ㄱ소아과는 지난 16일부터 갑자기 늘어난 감기환자들 때문에 2시간이던 점심시간을 1시간으로 줄였다고 관계자가 말했다. 김종영(38) 원장은 "하루 100여명의 환자 가운데 60여명이 감기환자"라며, "독감이 출현했을 가능성도 있어 환자의 가검물을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ㅅ소아과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어린이 환자의 50% 이상이 감기환자이다. 송광익(43) 원장은 "아직 독감이 유행할 시기는 아닌데도 미열에 편도선이 붓고 심한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 독감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서 만난 정지혜(36) 주부는 "식구 모두가 감기에 걸려 애기와 함께 왔다"며, "낫는 듯 하면서도 또다시 재발해 열흘째 앓고 있고, 병원만 세곳을 다녔으나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호소했다.

한의원에도 감기환자들이 크게 늘어 대구 산격동 ㄷ한의원 서영(38) 원장은 "감기 환자가 늘면서 전체 진료환자 숫자 조차 30%나 증가했다"며, "대부분이 10~15일 정도 증상이 계속된 장기 감기로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예년 보다 2주 정도 빨리 우리나라를 덮치면서 감기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추측했다. 대구기상대 기상예보 관계자는 "최근 대구 지역의 일교차가 평균 10℃ 이상이나 되는 반면 습도는 30~40% 이하로 뚝떨어져 감기 바이러스가 활동하는데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에서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대구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과 김경태 과장은 "독감을 의심해 현재 감기환자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국립보건원과 공동으로 인플루엔자 발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그 결과는 한달 뒤에나 나오겠지만 지금 유행하고 있는 감기는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일반 감기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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