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북한 노동당 창건 55주년을 맞아 베이징(北京)주재 북한대사관을 9일 전격 방문한 것은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외교 카드로 분석되고 있다.
장 총서기의 북한대사관 방문은 97년 7월 있었던 고 김일성(金日成) 노동당 총비서의 3년상 이후 3년3개월만에 처음이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기류가 민감한 시기에 이루어져 주목된다.
중국은 북한이 미국 등 서방을 향한 외교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남북한간에 긴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북.중, 북.러시아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시점을 선택했다. 이는 중국의 의도를 짐작하게 만든다.
방문의 주목적은 지난 5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중국 방문에 이어 북.중관계가 돈독하고 긴밀하며 중국이 북한을 중시한다는 외교적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급격히 변하는 한반도사태와 국제정치무대에서 중국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높이고 북한의 마음을 붙들어두려는 데 있다.
중국은 남북한 관계는 물론, 특히 북-미 관계가 급진전을 보이고, 북-러 관계도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것을 보고 북측에 다시 한번 중국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킬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이익에 입각해 북한대사관 전격 방문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앞서 김정일 총비서가 올해초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했고 그후 중국도 방문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무엇인가 성의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북한을 장쩌민 총서기가 방문한다면 성과와 관련해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북한대사관으로 일단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사태가 지금보다 방향이 더 명확해지면 중국의 태도도 더 분명해지고 장쩌민 총서기의 북한 방문도 실현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장 총서기의 방문에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 스광성(石廣生) 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 등 외교와 경제 부문 관리들이 동행한 것은 중국이 북한을 외교적으로 중시하고 경제적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은연중 보여주는 것이다.
장 주석은 이날 대사관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기념 연회에 참석 전 관내에서 주창준 북한대사와 회담하고 △남북한관계 완화 △북중관계 개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과의 관계 개선 등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해 국제정치와 외교관계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장 총서기는 이날 김정일 총비서 앞으로 축전을 별도로 보내, 북-중 우호관계를"더 적극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으며, 김 총비서가 이룬 대외관계의 "뚜렷한 업적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해 앞으로도 북한과 잘 지냈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했다중국에서 최고로 시청률이 높은 중앙전시대(中央電視臺.CCTV)는 저녁 주요 뉴스시간대에 장쩌민-주창준의 회담과 쩡칭훙 당 선전부장의 치사 등을 장황하게 보도해 이번 방문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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