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대표적 주택업체인 (주)우방은 한때 재계랭킹 40위까지 성장했으나 워크아웃상태에서 최종 부도를 맞고 워크아웃 기업 중 처음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운명을 맞았다.
지난 78년 주택전문업체로 출발한 우방이 법정관리 신청에 까지 이른데는 부실경영과 침체된 경기에서 무리한 사업확장, 이로 인한 과다한 부채, 실패한 워크아웃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방의 부실은 이미 지난 98년 7월 워크아웃 신청 이전부터 시작됐다. IMF(국제통화기 금)관리체제에 따른 미분양아파트 급증, 중도금 납부 저조, 자금경색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 상황에 놓였다.
우방은 98년 11월 워크아웃 확정 당시 채권금융단으로부터 총 여신 1조61억원에 대해 2 002년말까지 원리금 상환유예, 대출금 2천55억원(전환사채 1천577억원 포함)의 출자전환은 물론 신규 자금 1천200억원 등의 지원을 받았다.
또 올해 3월 채무재조정을 통해 워크아웃 확정시 결의한 전환사채 1천557억원에 대해 출 자전환키로 결정됐고 이자를 담보채권은 3.25%, 무담보채권 0.1%로 대폭 감면받는 등의 특혜를 입 었다.
우방은 워크아웃 기간 중 이같은 직.간접인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침체된 주택경기 속에서도 '드림시티', '정화팔레스'에 이어 '메트로팔레스'(주은부동산신탁 시행) 등 대구지역에 7개 단지 6 천여 가구를 분양했으나 일부 현장의 실계약률 및 중도금 납입 부진 등으로 자금난을 겪게됐다.
빠듯한 자금난 속에 주택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대출키로 해 줬던 300억원을 제때 지원받지 못하면서 지난 6월 이후 3차례 걸친 1차부도를 맞았다.
우방은 이후 300억원을 대출받았으나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지난 7월 채권금융단 에 1천551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권금융단은 몇 차례 진통 끝에 지난 7월21일 1천551억원 중 444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나머 지 1천107억원에 대해선 실사 후 지원키로 결정했다.
자금 지원 조건으로 채권단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이순목 회장 퇴진 등 경영지배구조개선 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우방은 이 자금이 전액 지원될 경우 입주된 아파트의 근저당 말소 860억원, 어음결제 480억원, 미지급이자 129억원, 체납세금 146억원, 급여 22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방 채권단은 지난 28일 협의회를 열고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나머지 1천107억원 지원 여부를 논의했으나 2차례 걸친 회의 연기 끝에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지원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우방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지난 7월부터 법정관리 신청을 은밀히 준비해 왔다.
우방과 일부 정치권은 자금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 정치권, 금융당국, 채권금융단을 상대로 지역경제 위기론을 내세우며 전방위적인 설득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채권금융단이 정 치권 등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았을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고 일부 채권금융기관은 지역경제 충격 을 우려해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실사 결과를 이유로 지원을 단호히 거절한 것이다.
우방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서 부채가 자산을 3천700억원 초과하고 매출원가율이 100%를 초과 해 앞으로 이익창출능력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었다.
사실 그동안 우방에 대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의 배경에는 시장논리보다 지역정서나 우방 도산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파장을 고려한 다소 '정치적 논리'가 개입된 게 사실이었으나 이번에는 통하지 않은 셈이 다.
우방이 워크아웃 이후 몇 차례나 걸쳐 신규 자금을 신청할 정도로 경영이 부실한데는 자구계획 이 행실적이 워크아웃 기업의 평균인 35.8%에 못미치는 21.5%에 그치고 지난해 3천901억원의 적자를 내고 올 상 반기 1천81억원의 영업손실을 발생하는 등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특히 우 방타워랜드 등 보유 부동산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매도시점을 놓쳐 결국 매수희망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처분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이순목 회장의 모럴해저드도 부실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회사가 워크아웃인 상태인데도 한국주택협회장에 취임하고 총선 직전 민주당에 입당하고 대구상의회장 출마 를 검토하는 등 경영외적 활동을 과다하게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우방의 실질적인 경영구조가 이 회장의 '1인체제'였다는 점도 경영부실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우방에는 20여명의 임원이 있었지만 모든 사업의 최종 결정은 이 회장의 판단에 의존돼 왔다.
이와함께 일할 만한 임직원 중 상당수가 이같은 폐쇄적 기업 경영구조에 회의를 느껴 우방을 떠난 것도 우방이 비운을 맞게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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