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권위한 한.일 연대

입력 2000-08-24 14:13:00

지난 8.15광복절 경상감영공원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연대하여 광복절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정신대할머니소송을 지원하는 일본인들이 대구의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회원들과 같이 한.일시민연대 광복절 기념행사를 한 것이다. 일본인 참가단의 연대사를 통역하였던 관계로 위 행사를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일.미 신 가이드라인관련법안과 히노마루, 기미가요를 국기, 국가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일본의 침략을 부정하고 핵명기를 용인하는 새로운 교과서마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인 참가자들은 이러한 일본의 현 상황에서 인간의 기본권과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단체가 극우단체로부터 심하게 탄압받고 있다고 연대사에서 고발하고 있었다.기본적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일본의 이와 같은 세력들은 결코 일본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으리라는 것은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일본의 위 세력들은 결코 식민지시대에 그들이 우리 민족에게 행한 범죄를 인정치 않을 뿐 아니라 인정해서는 자신들의 입지조차 없어지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세력들은 일본의 패전과 동시에 청산되었어야 함에도 살아남아 다시 동아시아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게 되었다.

우리가 남북의 이산가족들간 50년만의 재회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들은 야스쿠니신사에 가서 눈물을 감추며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과 침략전쟁에서 개죽음이 된 민중들에게 아시아 해방전쟁의 영웅이라고 칭송하면서 공식참배를 하였다. 아마도 그들은 마음속으로 위 영웅들이 못다한 사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경상감영공원에서 한.일양국시민들이 평화를 주제로 하여 연대집회를 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연대를 통하여 인권과 상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민사회를 더욱 힘있게 만들어 가는 것이 양국 시민들의 공통적인 과제가 아닐까 한다. 특히 대구광역시와 일본의 히로시마는 자매도시다.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시민연대를 만들어 나가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아무리 우리 민족이 못나도 무더운 여름 한낮에 연로하신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공식사죄하고 배상을 하라고 외쳐야 하고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다가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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