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5개의 경제특구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까? 지역별로 짚어 보자.
◇선전(深土川)=경제특구 성공의 상징이 돼 있다. 중국의 첨단도시로 성장한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
제주도보다 조금 더 큰 면적에 인구 2만5천의 어촌 마을이었던 선전은 20년만에 인구 400만의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1천여개의 각종 금융기관, 1만6천여개의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들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투자가 계속 증가, 앞으로도 공업.상업.무역의 중심지로서 중국 고속 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 8월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연평균 38%의 고도성장을 이룩, 홍콩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물론 아직은 경제규모가 홍콩의 10분의1정도에 불과하다. 자본시장이 형성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고, 기업 활동의 투명성과 다양성도 떨어진다. 그러나 상대가 안될 정도로 낮은 임대료, 버금가는 산업 인프라 등 유리한 투자 환경을 앞세워 홍콩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둥관과 광저우 등 주변에 5만여 개의 부품업체들이 몰려 있어 필요한 부품의 80% 이상을 1시간30분 안에 현지 조달할 수 있는 점이 강점. 전국의 우수 인재들이 기회의 땅을 찾아 수없이 몰려들고 있다.
현지 기업인들은 앞으로 동남아 등의 경쟁 도시들에게도 21세기 정보기술 혁명의 요람으로 주목을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하이(珠海)=선전과 정반대 상황. 시장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인프라 투자로 시 재정이 파탄위기에 직면, '실패 특구'의 사례로 꼽힌다.
주장(珠江) 하구 146개 섬으로 구성된 주하이는 충청북도만한 면적에 현재 인구가 118만명. 1998년 말 기준 GDP가 263억5천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11.9% 성장했지만, 중앙정부나 광둥 성정부의 재정지원이 없는 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국 자본의 외면을 받는 주요 원인으로는 지리적 상황과 인프라 투자 실패, 과도한 규제, 경직된 행정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작년 12월 주권 반환된 마카오와의 연계 기능 등으로 '마카오 특수'가 발생할 경우, 인근 다른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고도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샨터우(汕頭)=샤먼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밀수 지역으로 꼽혀 왔으나, 그 뒤 밀수 단속 강화로 특구 명성까지 함께 쇠락했다. 제주도보다 조금 더 넓은 면적에 인구는 420만.
상품의 외지 유출을 막을 관문이 없어 밀수품의 전국 밀반출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나, 1996년부터 본격화된 중앙정부의 밀수 단속으로 외자 기업들의 상당수가 선전 등지로 떠나 교역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이 바람에 물동량도 급전 직하, 새로 건설된 부두가 대부분 가동 중단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야심찬 계획 아래 대형 보세구역을 설치했으나 외국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아 거의 빈 채 있다.
◇샤먼(厦門)=안동시 정도의 면적에 인구 129만. 1980년 특구 지정 후 생산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GDP는 1978년의 33.8배에 달했다. 샤먼 시정부는 기계.전자.석재.신발.관광.수산업 등 6개를 기간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특구 중 선전에 이어 산업기반이 두번째로 잘 닦여져 있다.
지난해에 80조원에 달하는 건국 후 최대 규모의 밀수 사건이 적발돼 시정부.세관.경찰(공안) 등의 수많은 고위 관리가 처벌되는 등 일년 가까이 시달려 왔다. 그러나 샨터우와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하이난(海南)=경상도 전역만한 면적에 인구는 겨우 73만명. 그러나 '환경 친화적 하이난 건설' 방침이 천명된 후 매력을 상실했다.
나머지 4개 특구보다 8년 늦은 1988년에 특구로 출범하면서 외자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까지도 기업 소득세를 면제시키고, 특구로서는 유일하게 17%에 달하는 부가세 면세 혜택까지 부여해 외국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환경친화 공단 전환이 발표된 것은 그 10년 뒤. 주룽지 총리가 방문해 '불법 공단을 조성하지 말고 산업 개발도 제한적으로 하라'고 지시한 후 산업기반 건설 계획이 대부분 취소됐다. 또 시장 협소, 자재 조달 어려움, 산업기반 인프라 부족, 기술자 부족 등으로 외국 기업들이 공장을 건설해 놓은 채 가동을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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