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오는 25일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초기 온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환란(換亂)'을 극복하고 침체된 경제를 되살렸으며 지난 6월에는 분단 55년의 벽을 허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세계 유일의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화해.평화의 물꼬를 텄다. 이때문에 김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는 경제와 남북관계에서 국력을 회생시키고 민족화합의 토대를 구축, '한반도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터전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소수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여소여대' 의회 구조에서파생된 여야관계 경색, 개혁피로 증후군과 집단이기주의 분출 등으로 인해 정치.사회분야에서는 기대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한 게 현실이다.
국민의 정부 1기를 평가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이른바 '햇볕정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한 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라는 데 누구도 이견이 없다.
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의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불가 △남북 화해.협력 추진 이라는 '대북 3원칙'을 발표하고, 북한 당국에 책임있는 당국자대화를 촉구한 지 2년여만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켰다.
또 김 대통령의 집권 1기중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전세계의 경탄을 자아냈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과 국가경쟁력을 회생시키기 위한4대 부문의 개혁이라 할 수 있다.
97년 12월17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도위기에 빠진 국정운영을 책임지게된 김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대로 1년반만인 작년 가을 '외환위기 완전극복'을 선언했다.
수치상으로 나타난 것만 봐도 98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8% 였던데서 99년10% 수준으로 급반전됐고 금년에도 8%대의 견실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옷로비 사건' 등에서 나타난 집권층의 도덕성 시비와 함께 의약분업, 금융개혁, 의보통합, 농.축협 통합 등 각종 개혁과정에서 분출된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사회적 혼란, 대우.현대사태 등에서 드러난 시장신뢰의 상실 등은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성과의 빛을 바래게 했다.
또 4대 개혁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의 개혁 부진,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정치의 불안정과 개혁 피로 증후군, 사회계층간 위화감 등은 국민의 정부 1기의 시행착오로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김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주창해온 국민화해를 위한 동.서화합 정책은 통치권자의 의지와는 달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지난 16대 총선에서 집권당이 영남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하는 등 지역구도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런 엇갈린 평가속에서 집권 2기를 앞두고 있는 김 대통령은 4대 개혁의 마무리와 남북관계의 진전, 정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2기는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 불안과 집권 후반의 '레임 덕'가능성 등으로 인해 그 전도가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이 국민의 정부 2기의 순항 여부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경제와 개혁마무리, 여야관계 등이 향후 국정의 풍향과 기류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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