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옥에 티

입력 2000-08-18 00:00:00

전세계가 감동한 '눈물과 아픔'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누가 뭐래도 우리는 하나다라는 동질성이 확인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념도 가치도 격차도 모두 같은 피붙이라는 인연하나로 눈물 속에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이뤄질 통일이라는 '천지개벽'이 가져올 문화충격은 같은 것은 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일에도 아쉽다거나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교훈은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은 장군님 덕'이라든가 혹은 '식량난'같은 정치성이 있는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은 말들이었다. TV카메라만 비치면 '장군님 운운'한다는 인상을 주었는 데 이는 적어도 남한지역에서는 거부감을 준 것만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번 상봉이 김정일 위원장의 시혜로 이뤄진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는 있을 지 몰라도 그 반사적 역효과도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든 우리측 비용은 대략 3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두 남북협력기금에서 나온 것이기는 해도 수백만 이산가족중 겨우 100명 상봉에 이 정도가 들었는데 이렇게라도 계속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책을 세울 것인지 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측은 과연 이러한 부담을 계속 할 수 있는 지, 부담이 어렵다면 우리가 도와주어야 하는데 이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할 대목이다. 명분이야 어떻든 현실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상봉장에는 100가지 기쁨과 100가지 애처로움이 있다 했다. 이 애처로움 중에는 전쟁의 혼란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뤄진 2중결혼 등이 있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은 통일의 그날이 오면 혼란으로 이러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납북자와 국군포로들의 만남문제 등 수많은 숙제도 깔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상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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