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폰 불법 거래 성행

입력 2000-07-29 12:07:00

이동통신회사의 대리점 보조금 폐지 이후 새 휴대폰 값이 급등하면서 분실 휴대전화 밀매가 성행하고 있다. 분실 휴대폰은 전문처리업자를 통해 일련번호가 바뀌어진뒤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휴대폰을 노리는 범죄꾼들이 설칠 우려마저 높다.

■분실 및 회수율

지난 6월부터 보조금 지급 폐지로 SK텔레콤의 경우 폴더형 '스카이' 모델이 30만~35만원에서 42만원, 플립형 IM1200은 15만원에서 32만원으로 최하 20%에서 최고 100%이상 신규 구입가격이 올랐다.

이후 SK텔레콤의 경우 대구지역에서 발생하는 한달 평균 400여건의 분실신고 가운데 회수는 가격 상승전 한달 평균 40~50대에서 지금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신세기 통신도 한달 평균 200여건의 분실 신고중 회수율이 종전 10%정도에서 6월이후 0%에 가깝다.

■복제

분실신고가 있는 휴대폰은 일련번호를 이동통신회사들이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속칭 '굽기'를 통해 일련번호를 지우고 그 위에 사용하지 않은 구형 휴대폰이나 물에 빠져 못쓰는 침수 휴대폰의 일련번호를 입히는 수법을 쓰고 있다.

특히 이같은 '굽기'가 같은 기종끼리 이루어졌을 경우 이동통신업체조차 분간하기힘든 정도이며 업자들은 통상 1만원정도에 사들인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과 함께 분실 휴대폰을 '굽기' 전문업자에게 보내 일련번호 복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굽기는 일부 판매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판매점 업주 등은 일련번호를 바꾼 휴대전화를 7만원에서 최고 15만원에 팔고 있으며 개인도 3만원만 들이면 일련번호를 바꾼 후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성행과 이유

대구시내 모 대리점의 경우 주운 휴대폰의 재사용 방법 문의가 6월 이전 한달 평균 1, 2명에서 최근에는 9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생활정보지에 휴대폰을 구입하는 전문 광고와 분실 휴대폰만을 구입하는 업자까지 등장했다.

택시기사 김모(40)씨는 "최근 한 승객으로부터 휴대폰을 3만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주고 구입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휴대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신규고객이 줄어 일부 판매점의 경우경영난을 겪고 있고, 개인도 새 휴대폰 구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의문점

이동통신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모든 신.구형 휴대폰의 일련번호를 전산 관리하고있기 때문에 일부 판매점 등에서 분실 휴대폰의 일련번호를 바꾸더라도 새로 가입·개통과정에서 적발할 수 있다. 그런데도 복제품이 시중에 유통에 나도는 것은휴대폰 개통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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