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걸 만세

입력 2000-06-23 15:07:00

인디라 간디에서부터 마오쩌둥(毛澤東) 부인 장칭(江靑)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베나지르 부토에서부터 코라손 아키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공할 만한 여성 지도자들 중 일부를 배출해 냈다.

남아시아는 정치 무대의 상층부에 진출한 여성들의 밀도에 있어 세계최고. 대통령이 1명(스리랑카의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총리가 2명(방글라데시의 세이크 하시나, 스리랑카의 시리마 반다라나이케), 야당 지도자가 4명(인도의 소냐 간디, 방글라데시의 할레다 지아,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종신형을 살고있는 나와즈 샤리프 전총리의 부인 쿨숨 나와즈)이나 된다.

그러나 이들은 예외 없이 아버지나 남편이 암살 당한 뒤 정치무대의 전면으로 이끌려 나온 경우. 메가와티와 아로요는 각각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수카르노와 디오스다도 마카파갈의 족적을 밟고 있다. 미얀마 아웅산 수지는 영국으로부터 버마의 독립을 쟁취한 아웅산의 딸. 대통령을 지낸 코라손 아키노는 남편이 살해된 뒤 민주 운동의 기치를 물려 받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완 아지자 완 이스마일이 남편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투옥 이후 야당의 주요 목소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가장 강력한 여성이라는 말을 들었던 장칭의 영향력도 전적으로 남편 마오쩌둥 때문이었다. 최근엔 오부치 전 일본총리 사망 후 딸이 아버지가 남긴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정말로 특출한 여성지도자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4명의 새 여성이 대기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 타이완의 뤼슈롄(呂秀蓮) 부총통, 홍콩의 안손찬(陳方安生) 정무사장(政務司長, 총리격) 등이 그들.

그 중 메가와티와 아로요는 자기 인내의 틀에 순응하고 있는 반면, 뤼슈롄과 안손찬은 정치인의 성별이 중요시 되지 않는 평등주의적 서구식 정치를 대표한다. 아시아정치에 있어서의 여성들의 새로운 모델이 안손찬과 오랫동안 반체제 활동을 펴온 뤼슈롄의 입각을 통해 떠오르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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