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비평 연구회 3월 결성 왕성한 활동

입력 2000-06-07 14:07:00

대구지역 미술계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비평'이 너무 침체돼 있다는 점이다. 대구미술협회 평론분과에 회원으로 등록된 평론가는 3명에 불과하고 등록돼 있지 않은 평론가들까지 합하더라도 5~6명 정도에 그친다. 작가들이 전시회 팸플릿에 작가평을 부탁할 평론가 구하기가 쉽지 않으며, 평론가들도 같은 요청을 많이 받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같은 비평 부재의 미술계 풍토에 대해 최근 뜻있는 일부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죽은 비평의 사회'를 깨우자는 움직임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미술평론가 장미진씨를 중심으로 지난 3월부터 결성된 '미술비평 연구회'. 매달 2번씩 비평 모임을 갖고 있는 이 연구회는 회원 15명이 전체 모임에서 정한 전시회에 가보고 비평을 작성, 비평 자체에 대한 토론을 거치는 등 날카로운 시각을 다듬고 있다.

회원들은 남인숙, 김옥렬씨 등 신진 평론가 반열에 오른 이들을 비롯, 대학원에서 미술이론과 사학을 전공중인 석·박사과정생들이 대부분. 각각 미대 출신을 비롯, 학부에서 사회학, 법학, 수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졌으나 모두 미술에 매료돼 미술이론을 공부하는 이들이다. 비평 글쓰기의 서술방식 등 기초를 거쳐 토론을 자주 갖다보니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고 있으며, 기성 평론가들의 평론도 비평 대상에 올리고 있다. 되도록 쉽게 비평을 쓰고 용어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다양한 시각으로 작가의 작품을 뜯어보자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올 연말에는 비평 대상에 오른 작가들을 초청, 비평 세미나를 열 예정이며 예술마당 솔의 홈페이지(WWW.sol.or.kr)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비평 발표를 활발히 할 계획이다.

'미술비평 연구회'는 지역 미술비평이 침체한 가장 큰 원인으로 비평하기가 쉽지 않은 풍토를 꼽고 있다. 지금까지 가차없는 비평이 작가들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감정적 대립까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비평이 활발하지 못했으나 작가와 작품의 발전을 위해 날카롭게 비평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장미진씨는 "미술비평 연구위원들의 비평이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며 "날카롭고 독창적인 비평을 가다듬어 작가들을 격려하고 채찍질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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