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D-5

입력 2000-06-07 14:38:00

◈특별팀 구성...김용순 아태위원장 총괄

오는 12일부터 분단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정상회담 추진위원회와 준비기획단이라는 범정부적 조직을 만들어 회담준비를 해온 남측과 마찬가지로 북측 역시 유사한 태스크 포스(특별팀)를 구성해 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남측이 통일부, 청와대,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등을 위주로 회담준비를 해왔다면 북측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94년 정상회담에 간여했던 기관을 중심으로 준비작업에 만전을 기해왔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통일전선부는 북한의 대남정책을 입안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노동당의 기구이며, 아태평화위는 당의 대남정책을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집행하는 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평통은 지난 61년 북한의 정당.사회단체.각계인사를 망라해 조직한 대남전위기구로서, 남북대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왔다.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북측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이 이들 기관을 총괄하며 회담전략수립 등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순 위원장은 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으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회담 구상을 파악해 실무부서의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정상회담 의제중 하나로 올려지게 될 남북 경제협력 문제는 내각이, 의전 및 정상회담과 미국.일본 교섭과의 연계전략은 외무성이, 경호와 통신은 호위총국과 내각 체신성이 각각 주관해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하는 북측의 대표단은 어떻게 구성될까.

우선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 등 장관급 3명에 해당하는 북측 상대로는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과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함께 내각의 경제담당 인사가 대표단에 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경협 등이 현안으로 떠오를 것을 감안할 때 북측에서도 경제전문가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에서 경제통인 홍성남 내각 총리, 조창덕.곽범기 부총리, 혹은 한성룡 노동당 경제담당 비서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북측으로서는 경제문제를 정상회담에서 거론할 경우 남측에 도움을 요청하는듯한 인상을 줄 수 있고 오히려 실무레벨에서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우게 되면 내각의 경제 책임자를 제외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남측에서 한광옥(韓光玉)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실 수석 비서관 및 각분야 비서관들이 대표단에 포함돼 있어 북측에서 남측의 비서실에 해당하는 당 중앙위 서기실 직원들이 망라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행원 중에는 과거 중앙인민위원회의 기능을 상당부분 이양받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소속 실무자와 조선사회민주당, 조선 천도교청우당 등 정당 관계자, 민족경제협력연합회를 비롯한 경제협력 단체 관계자들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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