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 지방수험생 불리

입력 2000-05-23 14:58:00

서울대가 발표한 2002학년도 신입생 선발방안이 수능점수와 내신성적을 여전히 중요시 하는데다 추천서, 심층면접 등 다단계 전형을 도입, 비교과 영역의 비중까지 커져 특기.적성을 중시한다는 당초 취지는 퇴색하고 수험생 부담만 늘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추천서를 받기 위한 학생과 학부모의 과열경쟁, 자기 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대리작성, 구술 면접 강화로 인한 지방학생 불리 등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서울대 발표에 따르면 수능시험 성적은 지원 자격이면서 영역별 점수로 우열을 가리기 때문에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으며 내신 성적 역시 핵심 전형요소로 제시돼 성적 위주의 줄세우기식 입시제도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서울대는 전면 추천제와 다단계 전형 도입에 대해 "개인의 소질과 능력, 적성을 평가하는 공정한 전형을 시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천서 내용을 토대로 심층면접과 구술고사 등의 전형요소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추천서 받기, 자기 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작성, 구술 면접 대비 등 교과 영역 외의 부분에 종전보다 훨씬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서울대 지원자격이 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한바탕 '전쟁'이 불가피해 서울대 추천서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은 물론 추천을 받지 못한 학생과 수험생들의 불만 등 마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추천제 시행과정에서 불거진 자기 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대리작성 문제도 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서울대 추천자의 필요서류를 작성하는데 응시생의 절반 정도가 100만원 안팎을 들여 대리작성했다는 후문"이라며 "수험생들의 정신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은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 고교 교사들은 또 "구술 면접고사의 경우 사회.문화적 체험의 기회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수험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면접의 방식이나 내용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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