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시인들이 잇따라 작품집을 출간, '왜 시를 쓰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
윤태혁씨가 '모반의 화살'(91년) 이후 10년만에 시선집 '또 다시 서정시대'를 펴냈고, 조예근씨가 두번째 시집 '하얀 날개'를 내놓으며 의욕적인 시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늦깎이로 등단, 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상도씨는 첫 시조집 '그리움의 숲'을 펴냈다.
윤씨의 여섯 번째 시집 '또 다시 서정시대'는 그동안 밀쳐두었던 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묶었다. 시인은 급격히 변모하는 시대 흐름의 속도와 동떨어져서 아름다움 또는 서정을 추구하는 시를 써내려간다. 속도의 시대에서 오히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그의 시의 바탕은 동양적 정신과 정서. 언어와 문명이 가져다주는 강박감 때문에 시달리지만 결국은 자연을 통해 배우는 정서의 세계가 얼마나 소중한 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대립적인 언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채움과 비움, 슬픔과 기쁨, 삶과 죽음, 현재와 과거 등. 송성욱교수(가톨릭대)는 "이 언어들은 시 속에서 실제로 대립하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은 궁극적으로는 이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시집 해설에서 밝혔다.
여성시인 조예근씨의 두번째 시집 '하얀 날개'에는 삶에서 가꾸어 길러낸 언어를 구체화시킨 시들이 담겨 있다. 무념의 세계를 지향하는 그의 시는 깨달음을 향한 의지와 내면 풍경을 개성있는 색채로 그려낸다. '산 길' '산다는 것' '선운사에서' 등의 시를 통해 시인은 확신에 찬 언어로 생명에의 그리움과 꿈, 세월, 숙명, 나아가 삶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한편 이상도씨의 시조집 '그리움의 숲'에는 시인이 살고 있는 시대와 공간이 뚜렷하게 제시되며 그 속에서 빚어지는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고향 서라벌의 산천과 신라에의 그리움이 두드러진 경향으로 나타나 있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다뤄내며 시대의 아픔을 언어로 삭여 내고 있다.-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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