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로써 공산 베트남 통일정부가 수립된지 만 25년이 된다. 지난 2천년 동안 중국.프랑스.일본.미국 등 초강대국과 꿋꿋이 맞서 싸우며 자주성을 지켜온 베트남. 어제의 적이었던 한국과도 이제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우의와 협력을 다지고 있다.
◇오늘의 베트남= 베트남이 전쟁의 상흔을 딛고 활력을 찾기 시작한 것은 1986년. '도이모이'(경제개혁) 정책이 채택 되면서부터다. 아직 1인당 GDP(국내총생산) 380달러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 하지만 빈곤인구가 1993년 58%에서 98년 37%로 급감했고, 손꼽히는 쌀 수출국이 됐다. 또 문자해독률이 전국민의 90%를 넘고, 가난한 사람들 조차 교육과 의료비를 자부담할 수 있게 됐다.
전쟁으로 300만명이 숨지고 각종 사회기반 시설이 파괴됐으며, 수십만명의 '보트피플'로 기억되던 과거의 베트남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1996년까지 연9%를 넘었던 성장률이 97년 8.2%, 98년 5.8%로 점차 둔화 추세를 보여 주목된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위기 속에서도 99년 성장률은 동아시아 국가중 최고 수준인 4.8%에 이르렀다. 올해는 6.5%로 높아진 뒤, 2년 뒤쯤엔 7%로 고도화 되리라 전망되고 있다.
7천900만 인구 중 50% 이상이 25세 이하의 젊은층인데다, 과학을 중시하는 구 소련식 교육체제 덕분에 수준 높은 엔지니어들이 대량 배출되고 있어, 컴퓨터 정보혁명 시대에 커다란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발전의 고민=1997년 보수파 판 반 카이가 총리직에 오른 뒤 개혁이 주춤대고 있다. 섣불리 개혁을 추진하다간 소련 해제와 같은 위기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공산당으로부터 대두됐기 때문. "전쟁 때 모든 국민이 함께 고통을 겪었으므로 일부 계층만 풍요롭게 하는 급진적 개혁정책을 채택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게 공산당측 입장.
그러나 베트남은 매년 120만명 분의 새 일자리가 필요, 매년 8% 이상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베트남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가 최근 급격히 감소, 그 해결을 위한 개혁조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한국은 베트남 최대의 투자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 1998년 말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한국드라마 '마지막 승부' '모래시계' '신데렐라'…등의 영향으로 '한국신드롬'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국산 화장품과 액세서리 등이 잘 팔리고 있으며, 승용차와 트럭의 90%, 택시의 70%가 한국산이다. 5년전만 해도 미달사태를 빚었던 각 대학의 한국어과 경쟁률은 12대1을 넘어섰다.
그러나 두 나라 간의 우호관계는 최근 한국군의 베트남전 양민학살 문제로 장애를 맞고 있다. 그후 몇몇 한국 참전용사 단체는 이달 말부터 내달 7일까지 현지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일부는 내달 1일 중부 쾅남성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위령탑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7천여 교민들도 "이 문제가 나쁜 방향으로 선전돼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쌓아온 노력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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