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자동차 매각협상 타결이 임박함에 따라 1년 가까이 표류해온 삼성차 처리가 우여곡절 끝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삼성차 매각은 우선 국내 완성차업체의 사상 첫 해외매각이라는 점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지 법정관리하의 부실 자동차업체가 해외 메이커의 손에 넘어갔다는 차원을 넘어 그간 '온실' 속에서 자라온 국내 자동차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의미와 파급효과=르노 입장에서는 삼성차 인수로 얻는 유무형적 가치가 가히 천문학적이다. 지난해 일본 닛산을 인수한 르노의 연산능력은 460만대(르노 230만대, 닛산 230만대) 규모로 99년 기준으로 세계 6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삼성차의 생산능력은 연간 24만대에 불과하지만 르노의 '야심'대로 2005년까지 40만대로 늘린다면 단숨에 세계 3위(연산 500만대)로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부산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2005년까지 연간 4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면 총 19조1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며 같은 기간 협력업체 생산유발효과도 약 6조3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르노가 선진기술이전을 봉쇄하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단순한 하청기지화시킬 경우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공산이 커 쉽게 장담하기 이르다.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국내업계로서는 '안방'을 외국업체에 내준 셈이다. 이미 중형차모델 SM5의 제품력은 업계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고 올 1/4분기 시장점유율이 6.3%를 기록한 상태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해온 현대로서는 중대한 도전을 받은 셈이다. 현대는 대우차 인수전에 실패할 경우 내수시장에서 '3파전'을 치러야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불붙는 대우차 인수전=삼성차의 르노 매각으로 대우차 인수전은 훨씬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차 자산가치는 1조원에 불과하지만 대우차는 11조8천349억원이고 삼성차가 갖지못한 해외생산법인(12개), 판매법인(33개), 현지수입대행(116개), 딜러망(2천800개)까지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유일업체인 현대는 시장방어 차원에 GM.포드.피아트.다임러크라이슬러 등 해외원매자 그룹은 르노에게 시장우선 진출의 기회를 놓쳤다는 절박감 속에서 가일층 필사적인 인수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최근 독점논란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GM과 포드는 내달초 수입차모터쇼를 계기로 최고 경영진 방한 등 대대적 홍보전을 구상하고 있다.
◇여전히 '뿌리' 박은 삼성=매각된 삼성차는 르노와 삼성, 채권단이 대략 7:2:1 비율로 운영하는 합작법인 형태다. 르노의 '우산'아래 있지만 삼성의 뿌리는 잔존하는 셈이다. 생산, 판매인력이나 영업망 등 삼성의 시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경우에 따라 르노가 철수를 강행할 경우삼성차는 삼성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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