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바다는 더욱 치열한 국제무역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다로 나가기 위한 교두보가 바로 항만. 세계 각국이 지금 엄청난 돈을 들여 항만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단순 하역 기능에서 벗어나 물류·어로·산업·관광 등의 복합기능을 갖춘 종합적인 물류 및 생활 공간으로 항만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항만 개발 및 효율적 운영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환태평양 물류 교역의 중심지로서 뿐만 아니라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여건을 감안,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도 항만 개발은 필수적이다.
우리의 경우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항만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조업 매출액중 물류비는 도로 및 항만적체 등으로 17%에 달해 미국 7%, 일본 11% 등 경쟁국과 비교하면 항만 개발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연도별 항만 물동량 역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1월~11월) 국내 전체 항만 물동량은 5억9천300만t으로 98년 5억3천374만t에 비해 11.1%가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전체 컨테이너 물량 처리의 84%(99년말)가 부산항에 집중되고 있어 이를 다른 항구로 분산 처리하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1년까지 △포항 영일만 신항 △부산 신항 △광양항 △평택 아산항 △인천 북항 △목포 신외항 △울산 신항 △보령 신항 △새만금 신항 등 주요 9개 항만 개발에 모두 17조5천억원(기존 투자비 포함)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해양부는 항만산업을 21세기 국가 발전의 선도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21세기 해양수산 비전'을 내놓았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9대 신항만 개발이 완료되는 오는 2011년 우리나라의 세계 물동량 점유비율은 4.4%(96년)→5.6%(2001년)→6.6%(2011년)로 늘어난다. 이에 따른 외화수입도 2001년 118억달러에서 2011년에는 202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역능력도 5억3천만t(2001년)에서 9억100만t(2011년)으로, 컨테이너 처리능력도 891만TEU(2001년)에서 1천887만TEU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경북의 관문-영일만 신항
포항제철 설립과 함께 시작된 철강산업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면 영일만 신항은 21세기 대구·경북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 분명하다.
대구 성서 및 위천단지(조성시)의 섬유 및 자동차, 첨단소재 산업은 물론 포항철강공단, 구미 전자공단 등 경북 각 지역공단의 물동량은 앞으로 부산항이 아닌 영일만 신항을 통해 수출·입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건설중인 구미~대구~포항간 고속도로는 곧바로 영일만 신항까지 이어진다. 대구 성서공단의 수출화물은 40분이면 영일만 신항에 도착, 선적된다. 또 경주 건천IC~포항철강공단으로 이어지는 제2산업도로(4차로·건설중) 역시 포항 진입차량들의 교통량 분산은 물론 포항항 및 영일만 신항 이용하는 화물 차량들을 원활하게 소통시킬 것이다.
오는 2011년까지 3단계로 나눠 건설되는 영일만 신항 건설에는 총 1조3천408억원(민자 6천517억원 포함)이 투입된다. 주요시설로는 방파제 8.8km, 대체어항, 접안시설(부두) 24선석(최대 3만t급), 진입도로가 건설되며 하역에 필요한 각종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지난해까지 모두 1천200억원이 들어가 전체공정률 18%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올해 606억원이 투입됨으로써 연말까지는 26% 진척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영일만 신항은 '민자유치 촉진법'에 따라 민간자본이 투자되는데 올해 상반기중 사업자가 선정되면 공사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완공시 연간 하역 능력은 2천300만t(컨테이너 40만TEU 포함)으로 현 포항항의 62% 수준에 이른다. (현 포항항은 포철의 원료수입 및 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포철 전용부두로서의 기능이 대부분이며 일반 상항으로서의 역할은 미미함)
'대북방교역 대비 및 대구·경북지역 산업거점 항만'으로 개발되는 영일만 신항이 완공되면 15만여명의 인구 유발 효과를 가져와 장기적으로 경주만한 도시가 새로 생긴다. 이와 함께 향후 북한·중국·러시아등 북방무역의 창구로서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의 관문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경북 연안 및 기타항
현재 경북도내에는 구룡포. 월포. 후포항(울진). 사동항(울릉) 등 4개의 연안항이 있다. 또 죽변·오산·구산·사동항(울진), 강구·구계·축산·대진항(영덕), 대보·양포항(포항), 감포·읍천항(경주) 등 12개의 1종항과 현포·남양·저동항(울릉) 등 3개의 3종항 등 모두 15개의 정부(해양부) 관할 항이 있다. (나머지 2종항 및 소규모 어항은 경북도 및 자치 단체가 관할)
이들 연안항 및 소규모 어항은 단순히 선박 입·출항이나 하역 등 과거와 기능면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이들 중·소규모 연안항을 무역항 대체 어항은 물론 국민들의 친수(親水)공간으로서의 종합적인 항만으로 개발하고 있다.
손승렬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어항공사 과장은 "연안항 등 중·소어항은 앞으로 단순한 입·출어 선박의 접안 기능에서 벗어나 어촌 정주권 생활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자치단체의 도시계획과 연계해 유람선 등 해양관광 상품 개발, 수산물 보관창고 및 가공공장 유치, 회센터·숙박시설 등 편의시설 확충 등 종합적인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 특히 신한·일어업협정 이후 '떠나는 어촌'에서 '머무는 어촌'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정부는 연안항과 소규모 어항에 대한 투자를 늘려 어민 생활공간의 핵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울릉 사동항 개발(93-2003년)에 모두 925억원이 투입해 방파제·호안·접안시설 및 부대시설을 확충키로 하고 올해는 93억원으로 방파제(96m)와 호안(112m)을 건설한다.
후포항(81~2002년)은 모두 547억원으로 방파제·안벽·물양장 등을 만드는데 올해는 40억원으로 방파제 축조(22m)및 보강(60m), 안벽포장(110a) 공사를 벌인다.
월포항(90~2005년)은 98년까지 13억원을 들였으며 오는 2005년까지 모두 182억원을 투입하며, 구룡포항(82~2002년)은 모두 324억원(올해 32억원)을 들여 어선 대형화에 대비해 방파제 축조 및 보강 등 접안시설을 확충한다.
포항. 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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