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입력 1999-12-17 15:11:00

IMF환란으로 인한 실직자들이 농촌으로 귀농하였다가 일부 도시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귀농에 실패하여 탈농하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어 그 실상을 설명하고자 한다.

IMF외환위기가 본격 시작된 98년도에는 6천400여가구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농촌으로 귀농하였고 금년에도 숫자는 줄었지만 3천800여가구가 농촌으로 들어왔다.

이에 발맞춰 농림부에서는 귀농하려는 분들에게 귀농정보(www.maf.go.kr · 02-503-7217)를 제공하고 귀농상담과 영농기술교육(시 · 군 농업기술센타, 전국귀농운동본부 등)을 실시하면서 귀농정착자금을 지원하여 젊은 인력이 농촌에 돌아옴에 따라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되도록 다양한 귀농지원정책을 시행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도시로 되돌아가는 귀농자들이 늘고 있다. 작년부터 금년까지 귀농한 1만여가구중 800여가구가 도시로 돌아갔다.

일부 영농에 실패하고 농촌을 떠난 분들도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농촌에 대한 환상이나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없이 귀농을 했기 때문에 좌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것이 아니다. 농업은 다른산업과 달리 자연재해를 극복하면서 생명을 불어 넣는 정성이 있어야 하고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며 힘든 노동을 견딜 수 있는 농업에 대한 애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산업이다.

농업을 통하여 새 삶을 일구어 간다는 투철한 영농의지가 있어야 하고 농업에 대한 전문기술을 습득해야 하며, 시장정보, 판로확보, 경영기법 등 종합적인 전문경영인이어야만 조기에 영농정착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준비와 각오없이 '정 안돼면 농사나 짓지'하고 막연하게 농촌에 들어오면 백전백패 할 수 밖에 없는것이 농업의 현실이다. 도시에서 실패한 사람이 마지막 수단으로 농사나 짓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지금 농촌에서 묵묵히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농업인들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국토와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겠다는 굳은 사명감과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춘 분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농촌으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각오를 가지고 귀농하기를 당부드리고 이미 귀농하신 분들도 빨리 영농정착에 성공하시길 바란다.

심재천(농림부 농촌인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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