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태평양 이스트섬의 석상과 그리스 신전같은 이국적 바위를 볼 수 있을까?. 광주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1,187m) 아래로 가면 바로 그런 바위를 만날 수 있다.
대구·경북서 왕복 6~7시간 걸리는 지루함과 정상에 이르는 1~2시간의 등산길이 다소 답답한 것이 흠이지만 인내심을 발휘, 무등산 산행에 나서면 마주치는 입석대(立石臺·1,017m)와 서석대(瑞石臺·1,100m)의 직벽바위무리(群). 그 바위무리 인근에는 장불재(900m)평원과 화순쪽으로 미끈하게 뻗은 백마능선이 발길을 유혹한다.
〈무등산안내도 참조〉
무등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광주시내 쪽의 증심사 등산길이나 원효사쪽 코스. 증심사 코스는 수시로 광주시내를 내려 보면서 올라 지루함을 달래주고 중머리재의 달콤한 약수터에서 목을 축일 수 있어 단조로움이 덜한 편.
원효사코스는 꼬막재로 가거나 계곡 등산길이 주로 이용된다. 피곤한 바윗길이나 산길을 피하려면 공원관리사무소 주차장서 장불재까지 트인 비포장의 군사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등산맛은 반감된다.
어느쪽이든 1시간30분~2시간쯤 흠뻑 땀 흘리면 장불재의 시원한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준다. 광주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화순 주암댐의 푸른 물이 아득하다. 천왕봉 정상을 보노라면 가깝게는 입석대요 좀 먼 곳이 서석대다.
마치 석공이 깎아놓은 듯한 각진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좀 더 가까이 가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초인적인 장수가 긴 칼을 휘둘러 4~5각의 우뚝 세워진 바위를 아래로 또는 가로로 베어낸 듯 기묘한 형상이다. 고대신전에서 갖다 놓은 기둥같다.
20~30m가 넘는 수십개의 수직 바위들이 부채처럼 가운데 빈 공간주위로 둘러싸고 있는 입석대. 누군가 흔적을 남기려 이름을 새겨놓기도 했고 희미한 글귀도 이끼낀 채 세월을 잊고 버티고 있다. 폐허가 된 그리스 신전의 기둥처럼 여러조각으로 금이 가고 틈새가 벌어져 있다. 앞쪽에 서있는 입석 하나는 태평양 이스트섬에 남겨진 신비의 조상(彫像)을 닮아 삐쭉한 삼각코의 옆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직벽의 입석사이에서는 맑디 맑은 석간수가 언제나 마르지 않고 같은 양으로 흘러내려 누군가가 파란 대나무 잎사귀를 받쳐 놓았다. 물 마시기 좋게 한 배려이다. 억새풀속을 헤치며 입석대 위로 10분쯤 올라 다시 조금 더 내려가면 서석대. 사각의 서석대 바위에 서면 발아래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 수십미터 직벽아래 울퉁불퉁한 바위돌이 아찔하다. 저녁노을을 받으면 수정처럼 빛난다는 서석대. 하산이 머뭇거려진다.
서석대 바로 앞에 손에 잡힐듯 무등산 최정상인 천왕봉이 손짓하지만 군사시설 때문에 철조망에 가로막혀 더 접근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한다. 장불재서 화순쪽으로 방향을 틀어 천왕봉뒤 규봉암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가는길
원효사쪽은 88고속도로에서 남해안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방면(순천·부산)으로 가다 처음으로 나오는 창평톨게이트에서 내려 5분쯤 후 첫네거리에서 좌회전(소쇄원쪽)해 달리면 광주댐이 나오고 꾸불꾸불한 길을 20분쯤 가면 된다. 증심사 방향은 광주시내를 통해 조선대와 남광주네거리 쪽으로 틀면 나타나는 증심사 이정표를 보고 가거나 원효사쪽 방향을 달리다 원효사와 시청·신수오거리쪽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서 시청방면으로 달린다. 문의:무등산관리사무소(062-265-0761)·증심사관리(225-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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