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소규모 정미소 사라진다

입력 1999-11-19 00:00:00

최근 들어 농촌연령 고령화, 시설채소재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쌀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집집마다 보급된 자가 정미기 등으로 인해 소규모 정미소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새마을 운동을 거쳐 식량자급화를 부르짖던 80년대까지만해도 정부가 통일벼 등 신품종을 개발, 벼농사를 적극 권장하면서 성주군에는 등록된 정미소만 200여개로 평균 3~4개 마을마다 1개꼴로 정미소가 성업했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농촌인구 감소, 노령화에다 참외 등 시설채소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쌀 재배면적 및 생산량이 감소해 소규모 정미소도 줄어들기 시작, 성주군에서 지난해에만 21개의 정미소가 줄어드는 등 10년동안 140여개가 줄어들어 현재 남은 것은 58개로 면마다 2~3개씩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농촌에도 가정마다 한번에 200~800㎏씩 도정할 수 있는 자가정미기의 보급이 크게 늘어 폐업하는 정미소가 속출하고 있다.

성주군 용암면 마월리 마월정미소 주인 김중길(60)씨는 "10년전만해도 정미소를 하면 지역 유지 소리를 들었으나 5~6년 전부터 도정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수십년간 해오던 일이라 그만두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용암면 이창길(55)면장은 "옛날에는 마을마다 1개씩 정미소가 있을 정도로 어릴적 향수가 서린곳인데 최근에는 도정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영세한 정미소들이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고 있다"며 "옛 향수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성주·朴鏞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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