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회주의연구 1인자인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씨의 '한국전쟁'(원제 : 조선전쟁)이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창작과비평사가 펴낸 이 책은 한국전쟁과 관련된 각국 사정을 다룸과 동시에 개전에서 진행, 휴전, 영향 등 전쟁의 전 국면을 빠짐없이 기술하고 있다. 특히 남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소련, 일본, 대만 등 관련국으로 폭을 넓혀 '동북아전쟁' 차원에서 전쟁양상을 접근했다.
와다 교수의 이 저작이 첫 출간된 것은 지난 95년. 이로부터 3년 전에 '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을 낸 바 있는 그는 러시아와 북한 등 사회주의연구의 전문가답게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 핵심에 도달하려 했다.
'한국전쟁'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을 비판적으로 수용해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다는 취지에서 쓰였다. 이는 96년 출간된 박명림(朴明林) 씨의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과 함께 한국전쟁을 분석한 주요저작으로 꼽힌다.
즉 '한국전쟁의 기원' '한국전쟁'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은 한· 미· 일3국 연구자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각각 기술한 책으로, 세권을 비교해 읽으면 한국전쟁의 성격을 좀더 공정하게 살필 수 있다는 것이다.
와다 교수는 한국전쟁의 발발이 한반도에서 유일정통성을 주장하는 남북분단정부가 수립됨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고 풀이한다. 이는 한국전쟁이 일제해방-미· 소분할점령-분단정부수립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연관 속에서 일어났다는 커밍스의 견해와 상통한다.
와다 교수는 이 과정에서 커밍스가 소홀히 했던 러시아와 중국 측 공개자료를 대폭 수용해 커밍스 연구의 약점을 보완하며 균형을 잡고 있다.
와다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중국의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전쟁을 개시한 측면이 있다는 점. 커밍스나 박씨도 중국공산당과 한국전쟁의 연관성을 국제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으나 와다 교수는 이를 당시 동북아 국제공산주의 운동의 내적 연관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했다.
특히 이승만의 대응과 관련한 해석이 한국내 한국전쟁관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북진통일 의도는 있었으나 능력이 없었던 이승만은 일단 능력이 생기자 서슴없이 무력통일에 나섰다는 것.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한국전쟁이 시작됐지만 유엔군 참전 이후 한국군과 미군이 38선을 넘어 진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남북한이 모두 한차례씩 무력통일을 시도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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