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이 유혈사태를 빚고 있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에 전투병력을 파견키로 가닥을 잡은 것은 유엔의 일원으로 국제평화유지에 적극 참여,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표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투병력의 해외파병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당초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에 막대한 양의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는데다 방산협력 관계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양국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동티모르에의 병력 파견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문제 논의를 주도, 인도네시아 하비비 대통령의 평화유지군 수용 입장을 이끌어내면서 파병쪽으로 분위기가 급선회하기 시작했다.
시민단체 등에서 동티모르 평화유지활동(PKO)에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의견을 활발히 제기한 것도 해외파병에 따른 군당국의 부담을 덜어준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회에 우리군을 해외에 파병, 평화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침으로써 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자는 군안팎의 여론도 작용했다.
군당국은 이같은 주변여건을 고려, 유엔의 파병요청이 접수되면 월남전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단을 구성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유엔의 병력파견 요청시 특전사 요원 300여명과 의무 및 공병 요원 100여명 등 4백여명을 동티모르에 보내는 문제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군당국이 당초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앙골라 등의 PKO와 마찬가지로 의무 및 공병, 수송 요원 파견을 검토했다가 전투요원 파병쪽으로 내부입장을 바꾼 것은 위험한 현지 상황때문이라는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장 민병대들이 동티모르 주민들의 분리,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무력공격을 서슴지않고 있어 무장력을 갖추지 않을 경우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파병시기와 관련, 군당국은 늦어도 한달이내에는 현지에 보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의 젊은이들을 왜 사지로 몰아넣느냐"는 국민여론도 만만찮아 국회동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 내부에서도 인도네시아와의 경제 및 외교관계 악화 가능성과 경제적 부담, 사태악화시 생명위험 등을 들어 파병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일고있어 전투병력의 파병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군당국이 김 대통령 귀국후 구체적인 파병규모 및 활동내용, 파병시기 등을 결정하더라도 국회동의 과정에서 반대여론에 직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우리군은 지난 93년이래 소말리아와 앙골라에 공병부대 등 연인원 1천452명을 파병했으며 현재도 서부 사하라 의료지원단 20명, 인도.파키스탄 군옵서버 9명, 그루지야 군옵서버 3명 등 모두 32명이 PKO의 일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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