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대구시 중구 치과의사회

입력 1999-09-15 14:50:00

"노인들의 소원은 마음껏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노인들이 성하지 못한 이빨때문에 식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중구 치과의사회(회장 장상건.46) 회원들의 달력에는 금요일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이 날은 치료비가 모자라 이빨 치료를 할 수 없는 노인들에 대한 '치료봉사'를 위해 회원들 스스로가 예약한 하루.

중구 치과의사회 회원들이 가난한 노인들에 대한 봉사에 나선 것은 4년전인 95년. 중구청에서 매달 여는 '한마음 순회봉사'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구강검사에다 간단한 충치치료까지. 하지만 한 달에 한번으로는 밀려드는 노인들을 도저히 감당해낼 수 없었다.

치료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매주 금요일 중구보건소에서 진료봉사를 하는 것. 회원들은 지난 6월부터 매주 금요일이면 오전 내내 무료진료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장소가 좁아 한꺼번에 많은 회원이 진료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 흠. 1, 2명의 회원만 진료실에 들어서도 실내는 꽉 차버린다.

"현재의 진료소 규모로는 저희가 당초 계획한 인원을 소화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돌아가는 노인들이 셀 수 없을 정도니까요" 중구 치과의사회 장상건회장은 안타까운 표정을 금치 못한다.

진료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고충도 크다. 봉사당번으로 정해진 날 회원들의 치과에 환자들이 찾아왔다가 의사가 자리에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는 것. 환자 수십명을 놓치는 금전적 손실도 만만찮다.

중구 치과의사회 김현식(33)이사는 "틀니를 착용하고 계신 노인들의 대다수가 교체시기를 놓친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틀니를 바꾸는데는 2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 제대로된 치료가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중구 치과의사회는 대구시 치과의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틀니사업'에도 참여, 100명의 노인에게 무료로 틀니를 만들어주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튼튼한 이빨이 오복(五福)중의 하나라고 하지 않습니까. 복을 드린다고 생각하면 봉사도 즐겁습니다" 중구 치과의사회 회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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