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당설 정국 바람직하지 않다

입력 1999-07-22 15:04:00

김종필국무총리의 합당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 쪽에서는 합당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야당과 재야 정치인들은 또 하나의 당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 바야흐로 정국은 창당정국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당을 만드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러나 명분 없는 신당 창당이나 합당은 정치발전이나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김총리의 합당 부인 발표로 물밑으로 잠복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국민회의와 자민련 그리고 일부 야당과 재야인사를 합친 소위 2+α 는 국민을 설득할만한 명분을 내세우지 못할 경우 야당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권유지와 연장을 위한 마키아벨리스트적인 패도정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김영삼(YS)전대통령 계열인 민주산악회는 민주화 투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정치조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 투쟁이라는 이름만으로 정치세력화 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YS는 6.25후 최대 국난인 IMF관리를 불러들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경제를 위기로 빠트린 사람이 무슨 낯으로 정치를 재개하려는가. 비록 자신이 전면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는 또 한번의 지역주의 부활이 될수도 있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우습게 하는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신당이든 합당이든 추진하려면 명분을 앞세우고 떳떳하게 진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물밑으로 밀실정치 형태로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그래가지고서야 정치개혁을 위한 정당구조 개선이라고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새정당을 만들려면 빛깔을 분명히 해야한다. 지금처럼 우에서부터 좌에 이르기까지 여러 빛깔의 정치인을 총망라한 무지개 정당을 만든다면 이는 정치발전이 아니라 정치후퇴를 가져올 뿐이다.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가령 햇볕정책과 비햇볕정책을, 성장우선 정책과 분재우선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이 정치권에 원하고 있는 것은 정치발전이다. 이는 고급옷 로비사건 등 4대 의혹사건을 밝혀 정치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정치개혁을 진행시켜야 할 때다. 그런데 이런 특검제 정국이 창당정국으로 덮어 버린다면 우리 정치는 발전을 위한 계기를 상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를 위해서도 정략적이고 명분이 없는 창당정국은 중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하에서는 국민의 선택을 위해서도 미국과 같은 양당구조가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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