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이 눈앞에 다가왔다. 정부는 영화.만화.비디오를 시작으로 한 일본 대중문화상품의 국내 시장 '즉시 빗장열기'의 시간표를 내놓았으며, 전면 개방의 날도 멀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너무 이르다거나 단계적으로 개방하라는 등의 우려의 소리도 없지 않지만 이젠 우리의현실이 돼버렸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우려하는 시각은 일본의 만화를 비롯한 영화.비디오들이 갖는 외설.폭력성등 저질성과 그것이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 때문이다. 어두웠던 우리의 과거 역사와 일본과의관계에서 빚어지는 자존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맞아 마냥 안으로문을 닫아 걸 수만은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반세기를 넘게 걸어두었던 빗장을 풀고 일본의 영화.비디오.만화 등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우리가 감내해야 할 문화적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문화는 우리의 실생활 뿐 아니라 정신문화에까지 깊숙이 침투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물밑으로 들어온 일본 만화가 우리 만화시장의 47%나 차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만화의 경우 양성화된다고해서 더 심각한 문제를 부를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는 걱정을 덜어주기도 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영화와 비디오에 대해서도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수준높은 문화에 대해 우선 개방하려는 의지가 그것이며,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나 한일 공동제작한 영화로 제한한 것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강점인 애니메이션과 만화처럼 세계를 점령한 기술과 시장 개척의 노하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 예속되지 않으면서 이런 일본의 강점을 우리 문화 발전에 어떻게접목시키느냐가 시급한 과제다. 또한 전면 개방에 따라 일반 상업영화.가요공연음반 등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되면 사정이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점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의 대중가요.영화.국악 등은 일본과 비슷하거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도 없지는 않다. 이런 분야부터 수준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일본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이 개방되고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우리보다 못하거나 악영향을 미칠 문화는걸러내고 우리보다 나은 것은 받아들이는 슬기가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다진 전통문화와 대중문화의 격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고급문화를 키워나갈 때 우리 문화는 상승하고 국제경쟁력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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