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없다

입력 1998-10-01 14:51:00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퇴조곡인가.

IMF사태후 상무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등 정부가 엘리트 체육을 등한시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체전이 심각한 기록부진으로 이어져 국내 체육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그동안 전국체전은 '기록 경신의 장'으로 스타 배출의 산실이 되어 왔다. 지난해 경남체전에서 경북의 권은주(코오롱)는 5천m와 20㎞ 단축마라톤에서 잇따라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MVP에 올랐다.

그러나 제주체전은 폐막을 하루 앞두고도 MVP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기록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현재 세계신 1개, 한국신 43개등 모두 2백20개의 신기록이 양산돼 평년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의미를 갖는 신기록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수영 육상등 기초종목에서 수립된 한국신기록은 1개(김미정.여자경보 10㎞) 뿐이고 역도에서 24개, 롤러에서 15개가 쏟아졌다. 지난 77회, 78회 대회에서 수립된 기초종목 한국신기록은 각각 6개와 4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양궁에서는 세계신기록이 4, 5개씩 나온 77회, 78회대회와는 달리 한국신기록조차 나오지 않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매년 수십명씩 나오던 3관왕 이상 다관왕도 올해는 10여명에 머무를 전망이다. 경기의 최미선(경기체고)이 체조에서 4관왕을 차지, 최다관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육상 여대의 김수경(경북대)이 유일한 2관왕(사전경기 제외)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경북체육회 한 관계자는 "체전 기록이 이번 대회처럼 부진한 적이 없었다"면서 "정부의 지원 외면으로 위기에 빠진 엘리트체육이 고사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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