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기업 공장가동.덤핑판매 계속

입력 1998-09-16 14:51:00

부도기업이 계속 공장을 가동, 시장을 교란하는 바람에 경영난을 겪고있는 정상기업들이 견디다 못해 은행의 부도기업 지원중단과 부도기업의 시장퇴출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특히 섬유.자동차부품 등 지역 제조업 관계자들은 부도기업의 공장가동을 방치하거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인해 전체 제조업의 구조조정이지체돼 IMF체제 극복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들이 부도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공매를 통한 부도기업의 처분에 2, 3년씩 걸리는 등 설비 처분이 쉽지않은데다 공장가동을 중단할 경우 유휴설비 관리가 곤란하기 때문이다.이와 더불어 공장을 처분해도 종업원들과 임금채권 문제로 분쟁을 벌여야 하므로 차라리 원자재비 등 운전자금을 지원, 종업원들의 공장가동을 도울 경우 이자라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성서공단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부도난 82개 업체중 19개 업체가 가동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법정관리중인 3개업체를 제외한 16개업체(전체 부도업체의 20%)가 종업원들이 임의로가동하고 있는 공장이다.

염색공단도 12개 부도공장중 3개 공장을 종업원들이 돌리고 있는 등 전체 부도기업의10~20%가 부도후에도 계속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서공단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부도 기업이 하루빨리 시장에서 퇴출돼야 손실준비금까지 준비해 어렵게 경영하고 있는 정상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다"며 부도기업의 퇴출을 산업자원부등 정부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구미공단의 한 섬유업체 대표도 "부도업체들은 원자재값과 전기요금, 인건비만 확보되면 가동할 수 있어 제조원가가 정상 기업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라며 "이들 부도기업의 덤핑판매로 인해 정상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대구섬유산업 육성방안 발표를 위해 대구에 온 박태영 산자부장관은 이와 관련 "한보철강 때문에 다른 철강회사들이 애로를 겪는 등 산업전반에 걸쳐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장원리에 맡겨 부도기업들을 점진적으로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曺永昌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