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을 찾고 싶어요"
프랑스로 입양된 지 20년만에 고향 대구를 찾아온 디디에씨(25.대구 252-5508)는 이름이 4개나 된다. 77년 역전파출소 앞에 버려진 그를 발견했던 경찰관의 이름을 따서 '이태영', 백백합 보육원으로 넘겨졌을 때 수녀님들이 붙여준 '이성희', 프랑스인 양부모가 물려준 '디디에'. 그러나 첫번째 이름, 낳아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끝내 떨치지 못하고 지난 4일 단신으로 한국행 비행기에올랐다.
"막막합니다. 왼쪽 가슴에 10cm가량 길게 난 흉터, 약간 찌그러진 오른쪽 귀 외에는 도움이 될만한 특징이나 기억이 없어요. 그래도 포기는 안 할겁니다"
디디에씨처럼 실낱같은 희망만으로 뿌리를 찾는 해외 입양아들이 부쩍 늘고 있다. 50,60년대 불명예스럽게 '버려진' 그들이 이제 성인이 돼 한꺼번에 어머니의 땅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해외입양아들의 '뿌리찾기 행렬'은 90년도부터 줄을 이어 지난해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사람만도 7백8명. 유럽에서는 지역별로 20~30명씩 조를 이뤄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이번에 한국에 들어올 때도 같이 오고 싶어하는 입양아 친구들이 많았어요"
홀트 아동복지회로, 옛 백백합 보육원으로, 다시 대구역 앞 파출소로 자신이 입양됐던 '슬픈' 과거를 거꾸로 더듬고 있는 디디에씨.
"만약, 만약에 친부모를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서툰 발음으로 연신 '고맙스므네다'를 연발하며 돌아서는 디디에씨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히 젖어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