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상인동에 사는 조동목씨(48)는 최근 '결단'을 내렸다. 애마(愛馬) 구형 소나타를 버리기로한 것. 그의 직장은 중앙로에 있다. 중앙로역 바로 근처. 때문에 그는 지하철 개통을 누구보다 반긴다. 승용차로 40~50분씩 걸리던 출·퇴근시간·그러나 이젠 20분도 채 안걸린다.하지만 조씨처럼 승용차를 선뜻 버리려는 사람은 아직 소수다. 치솟는 기름값, 주차난, 교통체증등 승용차로 인한 고통은 많다. 그런데도 많은 시민들은 왜 승용차를 고집할까. 바로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성 때문.
대구의 하루 유동인구는 5백55만명. 출근인구 76만, 등교인구 74만, 귀가인구 2백26만명이다. 반면업무인구는 65만, 자유 이동인구는 78만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대중 교통망만 제대로 정비되면 출근-등교-귀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흡수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연계 교통망.
지하철과 시내버스는 흔히 이인삼각(二人三脚) 경주에 비유된다. 상호 환승체계가 잘 정비됐을 경우 승객수요를 서로서로 높이는 상승(相乘)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서로 뜯어 먹기식'경쟁을 유발, 둘 모두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의 경우 지하철 개통에 맞춰 시행하려던 버스노선 개편이 몇달이나 미뤄져 당분간은 중복운행이 불가피해졌다. 환승인구 폭발도 기대하기 힘들다. 버스노선 개편안을 만든 김기혁 교수(계명대 도시공학과)는"지하철과 연계해 만든 새 버스노선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시민들이 쉽게 승용차를 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늦어질수록 손해보는 것은 결국 시민"이라고 말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부담도 문제다. 시간상의 부담만이 아니라 요금도 결코 싸지 않다는 지적. 승용차는 차량 감가상각비, 자동차 관련 세금, 보험료, 기름값, 정비비 등을 합치면 한달 유지비가 소형차라도 최소 20만~30만원. 그러나 체감비용은 대개 기름값만 따지기 때문에 대중교통이오히려 비싸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자가용을 포기할 만큼 확실히 싸져야 대중교통 이용 유인이 생기는 것이다.
요금부담을 감안, 대구시가 준비중인 방안은 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도입. 승차권 구입 불편을 덜어주고 연계 이용 때 할인혜택까지 줌으로써 이인삼각을 공고히 하는것이 목적이다. 대구시는 내년말까지 실용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할인혜택. 지하철공사와 시내버스조합 간 수입금 배분 등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다. 교통카드를 먼저 도입한 서울·부산은 할인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서울·부산 지하철에 비해 자체 수요가 많지 않아 할인 교통카드 등 이용활성화 방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지하철 경영난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차동득 박사는 이와 관련 "엄청난 돈이 들어간 지하철 이용을 활성화하는 적극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통카드 도입과 버스노선 개편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曺永昌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