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카페리직항로 열리려나

입력 1997-11-15 14:38:00

속초에서 북한 나진항, 중국훈춘으로 연결되는 카페리운항 항로개설을 위한 남·북한및 중국등 3국의 북경접촉은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협의했다는데 의미를 둘수 있다.13~14일 양일간 개최된 이번 회담에서 3국 당국자들은 항로개설에 따른 해운및 육상통로와 속초,나진, 원정, 권하에서의 외국인출입국절차, 외국선박의 기(旗)게양문제, 외국여객의 통관절차등에대한 기술적인 문제에 상당부분 동의, 오는 17일부터 북경에서 개최되는 두만강개발계획(TRADP) 회의에 상정, 처리키로 했다.

우리측이 주장하는 나진, 선봉지역의 무차별적 통과여행이나 여행자, 선박, 승무원의 안전보장, 사고발생시 처리문제, 통신문제등 남·북한간의 이견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접촉을 통해 해소시켜나가기로 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민병성(閔丙盛) 해양부 해운선원국장은 선박 입출항등 기술적 내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으나 여객의 신변보장에 대해서는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었으며 "우리 정부의무한한 국민보호 책임 수준에 크게 미흡했다"고 밝혔다.

북경접촉에서 3국은 모두 동해안 속초에서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진항까지 5백44km의 항로(16시간 소요) 개설과 나진·선봉시에서 중국 훈춘시까지 93km에는 차량을 통한 육로개설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항로개설을 전제로 할때 여객및 선박의 안전과 신변보장, 선박운항및 입항절차와 국기게양문제, 돌발사고시 처리방안, 카페리항로를 공해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동해안 직선거리로 하느냐 등의 기술적인 문제까지 토론, 이중 상당부분을 국제관례에 따르기로 하는등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관계자는 관광객 신변안전과 통관문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합의된 신변안전보장 및 통행관련 의정서'를 예로 들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남·북 분단이후 처음으로 카페리 직항로가 열리게 되고 백두산관광을 위해많은 한국관광객들이 이 코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로개설에 대비, 우리측은 이미 9개 해운및 관광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앞으로 한-중 합작사 구성에 준비를 하고 있다. 동해안의속초~나진항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5천~1만t급의 카페리가 취항해야 한다.

1만t급 페리를 기준으로 할때 1회 8백~1천명의 승객과 컨테이너 50개, 승용차 50대를 동시에 승선시킬수 있다.

결국 우리 번호판을 단 승용차가 페리를 이용, 북한의 나진·선봉을 통과, 중국의 훈춘시를 거쳐백두산까지 갈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남·북간에는 상업차원에서 한·중 합작사인 동용해운소속 화물선이 10일에 1차례정도 부산~나진, 선봉구간을 부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영변등지로 화물을 운송하는화주들은 부산~대련~연길로 갈 수밖에 없어 수송기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겪고 있다.반면 동해안 카페리가 운항될 경우 일반 승객과 똑같이 수송될수 있어 시간과 경비를 크게 줄일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심양이나 다른 도시를 경유, 백두산을 관광하는 코스는 4박5일기준 90만원 이상이 소요됐으나 카페리 이용시 경비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페리안에서 2박을 하면 3박4일의백두산 관광도 가능하다는 것이 여행전문업체의 진단이다.

〈북경·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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